추천사
김형구(수필가)
놀라운 글을 만났다 ‘코믹에세이’란 이름으로 쓴 월척 정재갑의 글이다. 짧고 재미있는 글. 요즘 시대에 맞는 형식이다. 거기에 평범한 일반이 대리만족할 자기연민이 녹아있다. 체면과 교육에 눌려 하고 싶어도 못했던 말을 작가는 과감하게 대신해준다. 마치 욕쟁이 할머니처럼. 몇몇 글은 얼핏 천박한 19금 글로 오해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소 시민의 삶임을 이야기한다. 솔직함, 진정성이 외설을 누르고 있다. 그의 글은 언제나 이미지를 달고 다닌다. 관념적이 아니라 구체적이다. 그림이 그려진다. 거기에 지루하지 않게 끊어낼 줄 아는 말꼬리 내리기. 더군다나 생명에 대한 사랑 이 바닥에 깔려있다. 에세이의 가장 큰 매력은 진실한 자기 체험과 진솔한 고백을 담보로 하는 글이 란 데 있다. 허구와 거짓은 용납되지 않는다. 월척 정재갑의 글은 에세이의 본질 을 꿰뚫고 있다. 그의 글을 읽으면 “너희는 뭐 남다른 줄 알아!. 너희도 이렇잖아“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요즘 만나는 점잖은 글에 일격을 가하고 있다. 민낯의 아름다움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글은 벌써 일가를 이루고 있다. 앞에서 말한 예술가, 작가인 것이다. 오랜만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작가를 본 듯하다. 앞으로 더욱 깊어지고 내밀해 질 또 다른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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