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칡뫼 2010. 3. 4. 19:13

   

 

봄                /           칡뫼

 

 

조급한 마음이

일찌감치 흘러내린 골짜기엔

기다림이 고로쇠나무 어깨 쯤 차오르자

변산바람꽃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내밀었다

 

얼음박혀 겨우내 짓누르던 아픔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술항아리 씌운 낡은 솜이불처럼  빛바랜 낙엽덮고

속몸살앓던 흙은 병치레로 몸이 스폰지케익처럼 부풀었지만

얼굴에는 달걸이통증 사라진 처녀처럼 화색이 돌았다

늙은할매 닮은 참나무등에 업혀 도대체 떨어질줄 모르는 철부지 솔이끼도

부푼땅 빵인줄 보채더니 이내 잠들고

꿈결속 안개처럼 터진 포자낭은 땅익는 냄새를 솔솔 풍겼다

 

제 꼬리만큼 길어진 볕에 졸던 노루 자리털고 일어나자

낙엽밑에 숨어 눈치 살피던 노루발이 기지개를 켜고

청노루귀,흰노루귀

님이 어디쯤  왔을까 귀를 쫑긋 세운다

 

 

 

 

 흰노루귀--마니산에서 2009년 3월

 청노루귀---2009년 마니산 3월

 노루발---경기도 김포 2009  2월

 

 

 솔이끼

 솔이끼포자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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