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 ? 칡뫼 개인전
인사동 나무화랑
2018년 6월 6일- 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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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유달리 생각이 많았습니다.
제 자신을 바로 알아야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내가 처한 현실, 그 삶의 진면목은 과연 뭘까?
늘 묻던 질문입니다.
전쟁의 상처인 휴전선을 원죄처럼 품고 태어나서일까요.
우린 언제부터인가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과 위치나 지위가 다르면
상대를 적대시 하곤 했습니다.
이런 적대적 단절은 무의식 속에 살아 있으며
그 크기만 다를 뿐 일상화 된지 오랩니다.
지난해 겨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저는 대한문 앞 태극기집회도 목격했습니다.
삶의 기본 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단순하게 편이 갈리는
무서운 단절. 끔찍한 소통의 부재, 그로 인해 왜곡되는 세상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전쟁에 버금가는 분단과 단절의 원형질이 먼지처럼 떠돌고 있었죠.
남북분단 세월이 70여년이 됐습니다.
그림을 시작하고 생각 날 때마다 한 점 두 점 그려 봤던 분단현실의 형상화 작업.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작품전을 열게 된 이유입니다.
분단국가의 화가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그려야할 몫이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전은 우선 분단의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굳이 작가 입장에서 간단히 소개드린다면
우리의 가장 큰 상처 분단은 아물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모습을 느낌대로 그린 작품이 ‘오래된 상처’입니다.
전쟁이후 태어나는 아이들은 원치 않아도 원죄처럼 분단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 굴레를 그린 것이 ‘분단둥이 한국인의 탄생’이란 작품입니다.
적(동포)을 품은 분단으로 인해 우리의 삶에는 늘 단절과 경계가 독버섯처럼 존재합니다.
그 현상을 ‘철조망이 자라는 동네’ 로 표현해봤네요.
어떤 현상을 두고 큰 고민 없이 쉽게 둘로 갈리는 현상도 전쟁의 상처일 겁니다.
‘갈림길’이란 모습으로 그려봤습니다.
분단국가에 살면서 우린 휴전선의 모습을 잘 알지 못합니다.
굳이 알 필요가 없었죠. 군인들이 지켜주니까요.
38선은 직선인데 휴전선은 곡선인가? 하는 정도죠.
의도적으로 화폭의 선묘는 모두 휴전선 모습을 차용해 그려봤습니다.
산등성이, 탯줄, 벼락, 그리고 상처의 흔적 등이 그 예입니다.
제 얼굴을 그린 '자화상'도 있습니다. 우리 현실에 대한 제 생각을 담아보았습니다.
예전부터 여러 화가들이 시도했던 패러디는
이제 현대미술에선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됐습니다. 저도 그려봤습니다.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 ‘세계의 기원’을 패러디한 ‘세계의 상처’란 작품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죠. 세계의 상처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상처는 누가 치료해 주지 않습니다.
스스로 치유해야할 우리들의 아픔인 것이죠.
설치작업도 준비했습니다. '웃는 돼지'란 작품인데요.
어쩜 분단현실을 애써 무시한 채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라 할까요.
목 잘린 돼지가 웃고 있습니다.
전 제 그림이 쉽게 공감되기를 바랍니다.
제 이야기는 누구나 품을 수 있는 보통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가 자신도 잘 모르는 공허한 그림을 반대합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이미지에 목매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전시는 작가를 성숙시키죠. 수많은 감정의 교류가 일어납니다.
건네지는 칭찬 뒤에 숨어있는 침묵의 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갈 길이 멀기만 한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좀 더 깊고 넓어진 확장된 시선을 획득하고 싶습니다.
특히 단절은 알고 보면 국가와 국가, 개인과 개인, 남과 여, 더군다나 경제적인 문제까지
모든 세상사에 놓여있는 하나의 사실이라는데 주목합니다.
좀 더 깊은 사유로 보다 좋은 그림 열심히 그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6월 6일 칡뫼김구 올림
오래된 상처 1 화선지 수묵채색 122x80 cm
갈림길 138.5x70cm 화선지수묵담채색
갯골 122x80cm 화선지수묵담채색
자화상 122x80cm 화선지수묵담채색
오래된 상처2 화선지수묵채색 120X70 cm
상처1 66 X 61cm 화선지수묵채색
상처2 66 X 61cm 화선지수묵채색
훠이 훠어이 122x80cm 화선지수묵채색
눈길 70X46cm 화선지수묵 담채색
분단시대 83X 64 cm 장지에 수묵 1984 년
떠도는 선 138.5x70cm 화선지수묵담채색
분단둥이 한국인의 탄생 106x66cm 화선지수묵채색
세계의 상처 66X55cm 화선지수묵채색
한국인의 두개골 120 x100 cm 화선지수묵담채색
상처 1 120X100cm 화선지한국화채색
상처2 화선지 한국화 채색 66x61cm
가시나무가 자라는 마을 194x134 cm 화선지수묵담채
벼락치던 날 122X80cm 화선지수묵담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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