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유달리 생각이 많았습니다.
제 자신을 바로 알아야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 땅에 사는 사람들, 내가 처한 현실, 그 삶의 진면목은 과연 뭘까?
늘 묻던 질문입니다.
전쟁의 상처인 휴전선을 원죄처럼 품고 태어나서일까요.
우린 언제부터인가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과 위치나 지위가 다르면
상대를 적대시 하곤 했습니다.
이런 적대적 단절은 무의식 속에 살아 있으며
그 크기만 다를 뿐 일상화 된지 오랩니다.
지난해 겨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저는 대한문 앞 태극기집회도 목격했습니다.
삶의 기본 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단순하게 편이 갈리는 무서운 단절. 끔찍한 소통의 부재, 그로 인해 왜곡되는 세상이 눈앞에 있었습니다.
전쟁에 버금가는 분단과 단절의 원형질이 먼지처럼 떠돌고 있었죠.
남북분단 세월이 70여년이 됐습니다.
그림을 시작하고 생각 날 때마다 한 점 두 점 그려 봤던 분단현실의 형상화 작업. 이제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작품전을 열게 된 이유입니다.
분단국가의 화가로서 누군가는 반드시 그려야할 몫이기도 하고요.
이번 작품전은 우선 분단의 사실 그 자체를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갈 길이 먼 나그네가 신발 끈을 묶는 형국이라 할까요.
전시를 통해 앞으로 좀 더 내밀해지고 깊어지는 계기가 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아프다! ?'
칡뫼 김구 개인전
인사동 나무아트
2018년 6월 6일-6월 19일
오래된 상처1
상처
오래된 상처2
갈림길
한국인의 두개골
자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