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 칡뫼 김형구
나홀로 숲을 찾았다
걸음마다
사각 사각
어느 새 알았을까
박새
잰 소리로 낯선 손님 알린다
걸음을 멈추고 나무가 된다
손님맞이가 시끄럽게 끝나자
숲은 다시 하던 일을 계속했다
스러지는 잎새
아무도 말이 없다
가끔 소슬바람이
긴 한숨 내쉬며
작업을 돕는다
끝없는 추락
면은 죽고
선이 살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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