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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그림

칡뫼 2024. 9. 15. 17:05


꼭 이맘때면
떠오르는 옛 그림들이 있다. 밤골목길 그림이다. 나라가 망해 나도 망했다.
늘 삶에 지쳐 저리 집을 오고 가던 시기다. 10년이 지나고 다시 몇 년, 꺾였던 붓을 다시 잡고 그림을 시작하던 시기다.
당장 보이는 경치부터 시작해야 했다.
골목이었다. 그것도 늦은 퇴근 새벽 출근이니 밤이었다.
내가 그림이고 그림 속 인물이 나였다.
지나 보니 다시 붓 잡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힘이 되었으니.
어디에 가 있는지 모르는 세월은 다 놓치고 이제 다시 추석 앞에 섰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만나는 한가위는 갈수록 슬프구나.


칡뫼 옛 그림을 보고
과거에 잠시 젖다

나라가 어지러워도 한가위는 즐겁고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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