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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아산 조문호 사진전

칡뫼 2024. 10. 27. 19:53


대한민국에서는 65세 이상이면 지하철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 소위 지공선사 등극인데 노인 복지를 위해 참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때 노인들 전철여행에 관심이 있어 춘천이나 영종도무의도 등을 답사한 일이 있다. 이번에는 못 가봤던 온양온천역을 가게 되었다. 다름 아니라 조문호 사진작가의 아산 작업실 방문을 겸해서다. 그곳에서 야외 사진전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두 시간여를 달리니 평택 천안 지나 온양온천역이다. 시간 걸려 가는 길, 한강의 책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기차에서 읽는 책은 또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참 읽다가 깊이 몰입되어 눈물이 났다. 잠시 긴 호흡을 하려고 책을 덮었다. 드디어 온양온천역. 백암길 185 갤러리를 찾아가니 사진작가들과  관람객들이 꽤 많다. 유목민 활철씨도 반갑게 만났다. 전시 중반이라 벌써 많은 분들이 다녀 가셨단다.

조문호 작가는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굵직한 선을 그어온 분이시다. 난 그분의 작업태도에 깊이 공감했는데 한점 이미지를 위해 현장에 몸을 던지는 분이시다. 대상을 깊이 이해하려는 몸짓이겠다. 그 결과 만들어진 이미지는 사실성에서 유리되지 않아 공감의 밀도가 크다 할 것이다.

그동안 해온 작품들이 천에 인쇄되어 야외에 걸려 있었다. 강원도 생활 때 작품, 서울 집창촌에서의 작업, 인사동 사람들 작품 등 그 흔적이 가을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수년 전부터는 동자동에 살며 외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계시다. 대상에 대한 경외감으로 하는 작업이 아니고 주제로 삼은 대상에  매몰되지 않고 주체적 작업을 해낸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할 것이다.

계절이 바뀌어 가을이다. 이름대로 따뜻한
물이 나오고 볕이 드는 동네 온양이다.
작품 중에는 돌아가신 분의  초상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이제 노경에 접어든 작가다. 아산 백암길 185에 둥지를 튼 조문호 작가의 작업실에도 따뜻한 기운이 널리 퍼지길 빌어 보았다. 근처 지나는 길이면 들러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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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월요일 쉬고 31일까지이고요. 전시물은 5월까지 설치되어 보여주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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