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림은 시작부터 인간의 이야기였다. 그런 이유일까? 반대로 그 인간을 제대로 해체해 보이겠다고 인간만 그리는 화가가 있다. 인간의 본모습을 그리려면 인간을 제대로 알아야 했는지 그동안 해온 작품은 처절하다. 잘린 팔이며 여러 개의 눈깔, 도식처럼 그려낸 내장의 모습. 성기, 욕을 뱉어내고 음식을 먹는 입이며 귀도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해부도다. 인간을 자르고 후벼 파고 헤집는다고 뭐가 드러날까? 그런데 이상스레 그 속에서 인간의 욕망이 보인다는 점이다. 정복수 그림의 아이러니다. 뭔 소린지 잘 몰라도 '너네들 뭐 있어 참 더러운 놈들이야' 하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내가 보아온 정복수 작가의 그림 감상이다. 다른 점은 독자들이 찾아내기 바란다. 그래서일까! 젊어 그린 자화상부터 지금 진행되는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