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평화다.전시 후 피곤한 몸을 추스르고 손장섭선생님 3주기 전과 박불똥작가 '뭥'전 개막도 보고 왔다.화목 난로 앞에 앉아 작업실 방한 칸막이를 생각하다가 눈 내린 고향집 같은 적막에 잠시 나를 뉘어본다.산다는 건 뭘까? 치열하지 않으면 죽는 존재일까? 뭐든 쟁취요 수단이고 그 성과 뒤에는 과연 행복할까?생존의 법칙 속에 우리는 민족끼리 싸웠다. 사실 전쟁 뒤에는 또 다른 거대한 힘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다.분단은 상처요 아픔이다. 휴전으로 포성이 멎고 살아온 세월 70여 년 이제 겉으로는 조용하다.하지만 내면에 자리 잡은 적대 감정은 알게 모르게 깊이 뿌리를 내렸다. 내 편이 아니면 적이 되는 현실. 세상은 은밀하게 살풍경이 되었다. 그 결과 정치는 치사해졌으며 1등이 아닌 낙오자는 황무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