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의 눈물
공연 공연하지만 사실 그리 많이 접하지는 못한다. 시간 만들기도 힘들고 나 같은 경우는 작업 핑계로 갈수록 전시회도 챙기기 힘들다. 하지만 이것저것 보아야 생각의 지평도 열리고 유연한 사고도 길러진다. 결국 틈틈이 지인의 초청 글을 보거나 초대로 영화나 연극 등을 찾게 된다.
이번 김포 아트홀에서 '조강의 눈물' 창작 무용극을 보게 됐다. 조강은 분단의 상징인 강이다. 한강 하류 바다로 나가기 마지막 관문이 조강이다 김포 월곶면과 북쪽 개풍군 사이에 있다. 강을 낀 마을 조강리는 북쪽에도 있고 김포에도 있다. 작품은 페친인 노수은 춤사랑 무용단의 대표가 연출을 했다. 노대표는 내 고향 김포에서 춤을 통한 문화진흥에 애쓰는 분이라 평소 가깝게 느끼던 분이다.
작품은 보고 나니 분단의 아픔을 온몸의 동작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무용수들의 몸동작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기본이 단단한 것이 보였다. 배경음악도 좋고 무대미술도 훌륭했다.
사실 화가는 이미지로 세상 이야기를 하는 작업이다. 힘들다. 그런데 무용, 춤은 몸으로 동작으로 그려내는 서사다. 정말 힘든 일이다. 여러 장면이 훌륭했지만
군무 속에 두 사람의 춤 동작이 인상적이었다. 서로가 원하지만 비껴 허공을 스치는 동작들 조국 분단의 모습이다. 붙잡고 춤을 추는 듯싶더니 이내 헛손질이다. 드물게 만난
수준 높은 창작무용의 세계다. 연출가의 힘이 느껴졌다. 더군다나 무용수들의 동작에 우리 춤사위 녹아있다. 서양 무용수들과 차이점일까. 몸매도 체조선수 이상이다. 더 자주 우리 곁에서 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릴 적 군하리 장터마당 가마니를 깔아 놓은 무대에서 이은관 선생님 배뱅이 굿 공연도 떠오르고 일찍이 무용평론을 하고 춤꾼들과 인연이신 이만주 시인도 떠오른다. 이제 훌륭한 시설이 이곳저곳 있는 시절이 되었다. 무대만큼 현장인들에게도 따스함이 깃들었으면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저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