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뫼 2022. 12. 18. 10:40



   금발에 예쁜 한복을 차려입었다.
경복궁일까? 궁궐 대문에서 사진을 찍었다. 환한 미소 천사가 따로 없다. 대한민국을 정말 사랑했던 외국인으로 보였다. 또 한 명이 웃고 있다. 하얀 털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했는데 눈이 너무 예쁘다. 미모의 한국 여학생이다.
청년이요 청춘이다.

   초상 없이 이름 없이 치른 애도여서일까. '아침까지 방금까지 있던 우리 애가 여기서 사라졌어요. 다신 목소리도 모습도 볼 수 없어요.' 사진을 액자에 예쁘게 담아다 놓은 부모 입장이 되니 눈물이 난다.

   작은 골목 나도 자주 걷던 길이다. 이렇게 좁았구나. 기억보다 더 좁다.
지금까지도 좁고 좁은 길을 어렵게 잘 헤쳐왔을 텐데 여기까지였구나.

   대한민국은 땅도 마음도 좁은 나라일까?
수많은 애도의 글을 보니 몇몇 속 좁은 권력자가 있을 뿐이다.
난 지금
이태원에 서 있다.


칡뫼 이태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