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
전부터 뜬금없이 소크라테스가 재판에 져 죽은 것은 '얼굴이 못 생겨서'가 아닐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배심원들 눈에 그의 잘잘못은 큰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다. 딱 보니 신발도 안 신은 데다 몸은 더럽고 얼굴은 추남이니 당시 외모지상주의에 젖은 아테네 시민들에게는 우선 혐오감부터 들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꼴 보기 싫은 존재였던 것이다.
신을 안 믿는다는 등 젊은 청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악성 소문으로 매김 된 이미지에 더해 시각적으로도 그의 모습은 낙제점이었다. 그런데도 결국 요즘으로 치면 진실된 말발로 그만큼 배심원을 설득해 표차를 줄인 것은 되려 기적에 가깝다.
이미지가 실존을 결정한다. 이건 내가 만든 말이다. 모든 사물은 이미지를 품고 있다. 그 이미지를 가꾸고 만들어가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이미지를 가공하고 세우거나 부수는데 큰 힘을 가진 존재가 언론이다. 이를 익히 아는 권력자들은 늘 언론과 가까이 지내려 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요즘 그 힘을 서서히 잃고 있다.
예전엔 떠들고 싸우다가도 신문에 났데 하면 좌중이 조용했다.
그런데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거나 들었다는 말을 창피해서 할 수가 없다. 그들의 말에서 거짓 냄새가 풍기기 때문이다. 특히 썩은 언론에서는 똥냄새가 난다. 그런 기사를 쓰는 이들을 우린 기레기라 불렀다. 그런데 요즘은 기더기라 부른다. 그들이 사는 곳이 똥통이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늘 파리떼가 윙윙거린다.
이제 곧 봄이다. 그들을 똥지게에 퍼날라 밭에 뿌리기 좋은 때이다. 그런데 지게 질 사람이 안 보이니 통탄스러울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