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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임화 출판기념회

칡뫼 2023. 8. 15. 20:46




   14일은 종로가 중요했다.
나라를 빼앗긴 조선의 청년 임화의 주 활동 지역이 서울(경성) 그중에서도 종로 일대였다.

    김상천 작가의  역작 '청년임화' 발표회도 종로 종각역 근처 카페 문화공간 온에서 열렸다.
왜 지금 임화인가?  임화의 70주기이기도 했지만 임화는 분단의 역사로 잊혀있던 인물 중의 한 분이며
한국 문학사를 논하려면 그를 지나칠 수가 없는 존재가 아닌가.

   시인 김수영을 사랑한다면 그가 흠모하고 사랑한 대선배 임화를 알아야 할 것이다. 임화는 당시 일본이 서양문물의 흡입소 역할을 했던 덕에 수많은 사상가들의 번역물을 접할 수 있었다. 그는 헤겔을 심복 했으며 당시 지식인의 우상이었던 막스를 비롯한 사상가들과 소설비평론의 루카치까지 섭렵한 당대의 지식인이었다. 그들의 사상을 통해 조선의 암담한 현실에서 희망을 발견한 총명한 조선청년 임화. 그는 수많은 시를 쏟아냈으며 평론이며 글을 통해 당시 조선의 정서를 대변했다.

    늘샘 김상천작가는 그를 문학적으로 깊이 조망하면서도 정신적으로 내재된
조선의 정신, 철학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선대의 인물들을 통해
조선 사상을 읽어내며 그 줄기를 임화까지 연결시킨다. 그러기 위해 읽은 책이며 방대한 자료는 그의 논리가 허황된 논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한국 문학 저변에 흐르는 정신이 곧 우리의 사상이며 문화라고 읽어 낸 작가의 노력이 책에 녹아있다.
임화에게 덧씌워진 굴레 '이식문화론'을 정리하여 기성비평가들의 편협한 시선을 통쾌하게 반박한다.

    참석한 박석준 시인의 축하 겸 논평에는 문예비평가들의 자세에서 중요한 많은 연구와 다방면의 자료제시가 필요한데 그것을 이행하는 드문 작가라는 평이 따랐다.
또한 적확한 문체와 논리 정연한 글(제가 늘 생각한)을 쓰는 임동확 교수는 임화와 김수영 그리고 김상천의 공통점을 야인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이들은 어쩜 중앙 기득권에서 멀리 있었으나 치열하게 살아왔던 존재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시선이었다.
노래와 사진은 늘 수고하는 장우원 시인이 해외여행 여독이 풀리지도 않은 채 참석했고 멀리 담양에서 오신 김성중시인의 낭독 카페 온 쥔장께선 낭랑한 목소리로 임화의 시 '네거리의 순이' 낭송 등 축하행사가 이어졌다. 문화계에 자신의 뿌리를 내린 화가 비평가 학자 분들 친구를 비롯 많은 참석자들의 인사말에서 열심히 살아온 작가의 품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야인은 야생화를 닮은 사람을 뜻한다. 야생초의 덕목은 자리를 탓하지 않으며 포기를 모르고 비료 농약 없이도 추운 겨울 더운 여름을 이겨낸다. 세상 이치랄까. 구름, 바람, 비와 대화까지 하는 존재다.
앞으로도 좋은 저술이 계속되어 가뜩이나 삭막한 문화예술계에 좋은 바람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칡뫼 청년임화 출판기념회 간단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