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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쪼깨기

칡뫼 2024. 2. 28. 21:31





       사진이나 유튜브에서 기계가 아닌 석공들이 커다란 바위를 쪼개는 모습을 보면 그 공력이 어마어마한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포클레인이 있어도 크기가 커 꿈쩍 안 하는 바위가 많다. 부수거나 잘라내야 하는데 이때 사람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석공들이 쓰는 연장은 의외로 간단한 편이다. 커다란 쇠망치와 정을 사용할 때 쓰는 망치 그리고 쐐기못 등이 전부다.
정은 바위에 길게 홈을 파거나 구멍을 내는데 쓰고(요즘은 드릴을 쓴다) 그곳에
날카로운 쐐기못을 박는다. 예전에는 나무못을 박고 물을 부어 바위를 잘랐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줄지어 박힌 쐐기못을 해머로 힘차게 두드려 나가는데
끝없이 두드리다 보면 거대한 바위지만 어느 순간 한 번의 망치질에 쩍 하고 갈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이 모습을 보면서 이번 선거판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요즘 나라꼴이 엉망 아닌가. 더 이상 나빠질 수가 없는 형국이다. 바위가 적폐덩어리라면 어느 당이 해머 노릇을 할까? 과연 비례대표들이 홈을 내는 뾰족한
정노릇을 할까? 결정적으로 바위 속에 파고들어 쪼개기를 해내는 쐐기못 노릇은 누가 해낼 수 있을지?
그것이 궁금한 것이다.
결국 바위를 부수려면 연장이 중요하고 해머나 정 그리고 쐐기쇠가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막는 바위라면 반드시 빠개야 한다. 부숴야 한다. 이대로 답답하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망치든 정이든 못이든 하나씩 들고
제대로 찍어 넘기자.



강희언 석공도

귀스타프 쿠르베.   돌깨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