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집회
그림을 그려오면서 갈수록 내가 발 딛고 있는 세상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나를 본다.
미술이 뭔지 나름의 잣대와 줏대조차 없었던 20대에 풍경 말고도 나를 둘러싼 세상 고민을 그린 작품이 있긴 하다.
그 씨앗일까. 요즘은 내 시선에 낚인 세상 모습이 그림의 주제가 되고 있다.
해서, 정치현실을 비롯 세상 일에 늘 관심이 많다. 손바닥에 임금 왕자를 쓰고 토론회에 나오고 기차칸에서 앞 좌석에 구둣발을 얹었던 이가 대통령이 되었다. 지극히 싫었지만, 하나의 일탈이었을까. 그랬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2년여 지난 지금 우리나라 현실을 바라본다. 공정 상식을 내세웠던 사람이 반대로 행동하고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 법집행은 권위를 잃었다. 급기야 폭력이 되고 있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등 맘에 드는 구석이 없다.
우리가 길을 걸을 때 땅 위에서 발 딛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다. 발자국만 남기고 땅을 퍼냈다면 우리가 편히 걸음을 뗄 수 있을까? 발 딛지 않은 부분이 있어 편히 걸어갈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서울역에 나간 이유다. 수많은 소리에 내 목소리가 묻혀도 수많은 얼굴 속에 내 얼굴이 묻혀도 힘이 되는 것이다.
내 뒤에는 또 먼 곳에서 응원하는 기운이
버텨주고 있으니. 우리 선조들은 그 힘으로 수천 년 외세와 맞섰고 독립운동도 했으며 나라도 되찾았다.
세상 일은 그런 것이다. 민심이 천심인 이유다. 자, 지금 돌아가는 나라꼴을 보자! 아닌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가 조상 대대로 공유해 온 가치, 사람다움이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상식이 통하지 않으니 길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울화가 치민다.
지금 2024년에 이게 무슨 꼴인가?
광장에 나간 이유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지인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눈빛으로 공유한다. 반갑게 손 잡으며 소통했다.
걸으며 소리쳤더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하다. 아! 대한민국, 민중, 국민이 주인이어서 민국 아닌가. 이를 거역한다면 함께 할 수 없는 존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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