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뫼 2024. 6. 2. 12:27


         거의 매일 아침 6시경에 작업실로 출근한다. 오전시간에는 동생 사업체에 일손을 도와주거나 나름 알바로 용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출근길은 주로 강화나 교동까지 갈 때 좋은 김포시 외곽 한강로를 이용한다.
여름인 지금은 날이 훤하지만 겨울에는 캄캄한 밤에 가깝다. 한강을 끼고 있어 한편 봄가을 환절기에는 안개도 잘 이는 곳이다. 하지만 탁 터진 풍광은 일품이다.

     그런데 이 길을 십수 년 다니다 보니 길을 보고 경기를 예측하는 능력이 생겼다. 물론 통행량이 가장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내가 보는 지표는 다른데 있다.
길가 여유공간이 있는 갓길 주변 주차된 차가 내 눈을 사로잡는다. 물론 그곳은 불법주차공간이다. 하지만 부산이나 포항, 울산, 평택 등 지방 여러 곳에서 만든 물자를 싣고 김포로 올라 온 화물차가 쉬는 곳이다. 바쁜 고속도로, 낯시간을 피해 밤새 올라온 기사 분들은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을 청하는 것이다. 일찍 가려해도 화물을 내릴 사업체는 출근 전이기 때문이다.

       이 화물차 숫자가 줄어도 너무나 줄었다. 도로 곁에 이어져 이십여 대씩 주차해 있던 차가 서너 대 네댓 대 수준이다. 이는 화물 이동이 급감했음을 뜻한다. 경기가 엉망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그것도 수준 높은 물품을 주로 생산하는
대단한 동네다. 왜 이리됐을까? 그렇다고 코로나 시절도 지났고 세계경기가 죽은 것만도 아니다. 우리나라만 유독 심한 몸살을 않고 있다. 사실 코로나 시절 보다 더 안 좋다고 아우성이다.

      결국 사람하나 바뀌고 일어난 현상 아닌가? 정치가 무서운 이유다. 과거 디지털이나 인터넷을 부르짖던 김대중 정부 덕에 지금 우리나라는 IT강국이 되었다. 십수 년 이십 년 앞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덕에 무역이 활발해진 것도 사실 아닌가. 이제 한숨도 안 나온다는 사람이 많다. 나이 든 사람들이야 산전수전 겪었지만 꿈과 희망이 넘쳐야 할 젊은이들 걱정이 앞선다.

       다시 사람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그것도 가능하면 빠르게.
김포노인 점심 먹고 또 쓸데없이 나라걱정이다. 그림 그리다 잠시 묵상이니
걱정 마시라. 이렇게라도 떠들고 나야 그림도 잘 그려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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