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마을
요즘 조용히 작품에 몰두하는 중인데
작업실이 전과 다르게 시끄러워 집중이 안된다.
접경마을 군사 비행장 옆동네라 그렇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보기 드물게 소음에 시달린다.
지난번에는 정말 전쟁이 난 줄 알았다.
아파치헬기가 저공비행을 하니 아래층 귀 어두운 어머니께서도 놀라 뛰어나오셨다.
소리도 소리지만 문짝이 덜덜거릴 정도였다. 하니 2층 허술한 지붕아래 작업실은 어떠랴.
그날 이유를 알고 보니 무인기가 용산을 날아 돌아간 날이더라.
작은 비행기 잡자고 큰 비행기가 저공비행을 해서일까. 난리난리였지만 결국 하나도 못 잡았다. 요즘은 신형 수리온 헬기 연습 비행 때문인지 유별나게 시끄럽다. 어려서부터 살던 접경마을 고향이니 알게 모르게 긴장 속에 살아온 편이다.
하지만 긴장감이 있었어도 조용한 동네였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이상하다.
무슨 정부가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 같다.
뭘 모르는 아이가 불발탄 주워 노는 것 같다. 계산도 없고 대책도 없어 보여 불안하다.
몇 해 전에는 탈북민 삐라 뿌리는 것과 성탄절 점등으로 애기봉을 폭격하네
난리였지만 법이 있어선지 슬그머니 조용해졌는데
다시 시작인가 보다. 삐라 그런 거 뿌려서 무너질 정권이면 벌써 수십번 무너졌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60년대 어린 시절 고향 산에 가면 널린 게 삐라였다. 수거해 가면 연필도 줬다. 북에서 내려보낸 삐라. 올려 보내다 미리 터져 떨어진 남쪽 삐라. 둘 다 떨어진 동네가 김포 강화다. 아무튼 삐라 살포 허용한다니 저쪽에선 똥풍선을 날린단다. 그러다 어느 순간 감정이 격해 우발적으로
서로 건드리면 전쟁 아닌가?
ㆍ
ㆍ
칡뫼 접경마을 김포 작업실에서
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