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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처럼 출근하기 리뷰글

칡뫼 2024. 12. 1. 12:14


‘가난한 이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커피집’, <빈자의 커피하우스>

쉰다섯 번째 이야기: “가을 밤, 커피와 책“

가을 밤이 점점 추워집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 내려 밤을 새우며 책을 읽었습니다.  책상위에 쌓인 책을 한 줄도 읽지 못한 채 3주가 지났습니다. 고민하던 골칫거리를 해결하고 나서야 글이 눈에 들어오고 작가의 그림 같은 글을 따라 그림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커피밀이 문 닫으라는 위기의 신호를 보내던 나날을 책을 읽으며 보냈던 시간도 떠오르고, 어린 딸의 손을 잡고 달 밝은 겨울밤 골목길을 걸으며 딸과 동화이야기 하던 그 시간도 그려집니다.

가을 빛에 색바랜 낙엽들 가지런히 말려 물감 색을 정리하듯 색채별로 모아서 꽃봉투 속에 담아두던 일, ‘다시 그 자리’ 라고 작품 제목을 붙이고는 사진 한 장 찍어 놓고 해가 밝아오던 잊지못할 그 날도 그려집니다.

칡뫼김구가 바라본 소소한 일상을 그림으로 글로 펴낸 책 <칡뫼김구, 고양이처럼 출근하기, 한국스마트협동조합,2024> 을 다 읽고 나니 새벽이 왔습니다.  작품을 밤세워 했던 그 날처럼 아름다웠던 아침은 아직 만나지못했는데 오늘 아침이 그러했습니다.

눈물 쏟아질 만큼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는데 창 밖으로 빛을 맞이하는 시간이 어느 유명한 바닷가의 일출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책 속에 작가님의 그림들을 들여다보며 몰입해서 읽다보면 가슴 설레이며 또는 의기양양하게 그러다 현실과 마주하며 퇴짜맞았던 나의 서글픔과 팔순이 한참 넘은 엄마의 노년의 외로운 시간들과 생의 마지막 날 生(생)과 死(사)를 정갈하게 쓰시고는 마지막 날을 맞이했던 아버지가 어제일처럼 생생하게 책 속에서 만나집니다.  

좋은 영감을 듬뿍 선물 받은 것 같습니다.  다시 또 펼쳐 자신을 깊이 바라보며 성찰하는 시간도 갖겠습니다.  좋은 책 선물해주신  이창수대표님께 감사함을 전하며 ‘고양이처럼 출근하기’ 후기로 빈자의커피하우스 금요 오픈을 합니다.  

독서하기로 드립커피 한 잔이 부족해 두 잔을 마신 덕분인지 머리도 맑고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께도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