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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귀신이 그린다
칡뫼
2025. 7. 7. 15:26
전에는 생각이 스치면 붓을 들고 화판에 바로 금을 그었다. 계산은 무슨 계산. 막 그렸다. 그런데 요즘은 위치며 구도를 눈대중으로 나름 여러 차례 조율한다.
점심 먹고 꾸벅꾸벅 졸다 빈 화판 앞으로 어슬렁어슬렁 몸을 움직인다.
가을 전시가 코앞인데 너무 굼뜨다.
예전 그림을 보면 어떻게 간격이며 줄 긋기를 밑그림도 없이 저리 해냈을까?
다시 그리라 해도 못할 그림들이다.
역시 그림은 그리는 이가 따로 있는 게 분명하다. 지금 보니 내가 그린 게 아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내 그림을 그린다는 게 말이 되나?
그림은 귀신이 그리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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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습작기 시절 칡뫼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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