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세상이 어지러운 날
지하철은 어느때보다 한산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시간이 남으면 가기로 했던
프리다칼로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올림픽 공원 내에 있는
소마 SOMA(Seoul Olympic Museum of Art)미술관에서 전시가 있었습니다
올림픽때문에 더 유명해진 세자르의 <엄지 손가락> 작품입니다
멕시코 풍의 전시물 홍보 안내판입니다
과연 프리다 칼로는 누구일까요
글쎄요 멕시코의 여류화가 , 디에고 리베라가 남편 정도만 아셔도 많이 아시는 겁니다
사실 우리나라에 그녀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70년대 후반 80년대초 민족미술 논의가 한창일때 멕시코 벽화운동에 관심을 가졌을 때로 기억합니다
그뒤 1992년 <프리다칼로>전기가 처음 책으로 소개된 것이 시작일 겁니다
그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적 작가로 일반에 많이 알려집니다
아무튼 이젠 전세계가 일아주는 작가가 됐죠
뭔가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들 때 그에 대한 수식어를 나열해 보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화가--박윤정-
프리다칼로의 예술은 폭탄을 둘러싼 리본이다 -앙드레 브르퉁-
나는 아픈 것이 아니라 부서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한 살아 있슴이 행복하다- 프리다 칼로-
내 인생에 두 번의 대형사고가 있었다 하나는 전차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디에고다- 프리다칼로-
이 보게 '디에고' 우리는 결코 그녀처럼 얼굴을 그릴 수 없을 것이네- 파블로 피카소-
그녀는 어린시절 척추성 소아마비로 오른쪽 발이 더디게 자랐습니다
거기에 여고시절 전차교통사고를 당해 거의 죽었다 살아났죠
30여 차례 이상의 수술이 또한 세번의 유산이 그의 생에 점철되어있죠,
21살 연상의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
결혼 후 상처난 몸으로 인한 유산의 경험,
남편 디에고의 바람기와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
복잡한 감정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예술가였죠
멕시코 혁명기에 태어나 한때 공산주의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타고난 천부적 재능으로 그림에 녹여냅니다
결국 그림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화가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야만 했던
그렇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성격이랄까
그것이 이미지가 강렬한 그림을 남기게된 원동력이지 싶습니다
그녀는 그 감정을 초현실적인 구성으로 그려냈는데
칼로는 '자기 그림은 결코 초현실적인 그림이 아니다 바로 현실이다' 라고 주장한 이유죠
감정에 충실한 표현
이것이 그녀 작품의 힘이죠. 관객을 열광케 한 원동력이자 생명력입니다
<Self-Portrait in a Velvet Dress, 1926, Oil on Canvas>
이 작품은 전차사고 후에 제작된 자화상입니다
특히 칼로는 자화상이 많은데 병원침대에 누어있는 딸을 위해
부모가 만들어 준 특수제작된 이젤과 머리 위에 달아준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을 수 없이 그렸던 경험의 소산입니다
결국 영혼이 내 비치는 자화상을 남기는 원동력이 되었다 할 수 있죠
<디에고 리베라> 1937년작
프리다칼로 칼로작품으로 이번 전시에 온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남편을 그린 것인데
깊이 있는 눈빛과 묘한 심성이 드러난 수작이죠
이 그림은 1931년 작이니 디에고와 결혼한 2년 뒤의 작품이네요
그야말로 기교가 없는 순진한 그림입니다
뒤에 많은 수련이 점점 세련된 표현과 감정을 담는 경지에 이르죠
거기에 디에고 친구 화가들과의 교류로 사상적 기초도 다진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1944년 작 부서진기둥
이 작품은 계속되는 척추수술로 고통스런 자신의 모습을
아주 극명하게 자학적으로 묘사한 그림입니다
끔직하죠. 못은 육체적 고통의 상징이면서
한편 남편 디에고의 불륜에 대한 정신적 고통의 상징이기도 했을 겁니다
칼로의 가장 힘든 시기였으니요
이번 전시에 이 작품은 볼 수가 없었네요
사실 이번 전시는
켈만 컬렉션의 작품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켈만 컬렉션은
지극히 칼로의 평화로운 그림위주로 되어있죠
한 작가를 충분히 정리못한 컬렉션이란 비난도 있지만
나름 칼로의 상당한 수작을 모아 전세계에 알리는 역활을 하고 있죠
1932년작 헨리포드병원
이 작품은 두번째 유산 후에 그린 그림입니다
유산의 괴로움과 그러인한 정신적인 고통을 여러 상징물로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네요
이 그림도 이 번에 볼 수 없는 이유는 위에 설명드린대로 입니다
내마음 속의 디에고 1943년작
이 그림은
제가 보기에 상당히 주술적인 느낌이 있는 자화상으로 와 닿습니다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의 형상에 자신을 지배하는 듯한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디에고를 두상에 그려 넣으면서 사방으로 그 마음이 퍼져가기를
기원하는 듯한 구성, 거기에 성화같은 묘한 종교적인 분위기까지 드러낸 수작이죠
이번 전시에 대표작으로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작은 사슴 1946년작
이 작품도 자신의 처한 심리를 형상화 작품으로 많이 알려진 그림이죠
이번 전시에는 없는 그림입니다
원숭이가 있는 자화상도 상당한 느낌과 생각이 있는 그림입니다
미술학교 선생시절 그림으로 원숭이를 학생을 비견해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그림은 복작한 구성만큼이나 제목도 깁니다
< 우주, 대지,디에고, 나, 세뇨르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인데 1949년 작입니다
제 나름 그림을 읽어 봅니다
음양적인 동양적 사고에 기인한 구성과 자기가 안고 있는 디에고를 시바의 형상으로 그려
결국 자신에 보듬는 존재가 자신을 파괴하는 존재로 보여지는 이중성, 그것을 눈물, 가슴에서 흐르는 피눈물로 그려냈으며
거기에 자신의 심상이 손가락을 닮은 선인장으로 그려지고 조국 멕시코에 대한 연민 까지 드러난
구성이 복잡한 대작입니다
작가의 심리가 우주에서 개인까지 망라된 보면 볼수록
프리다의 인생과 가치관 국가관이 드러난 작품으로 보았습니다.
목걸이를 한 자화상, 1933, 금속판에 유채,
35 x 29 cm, Collection J. and N. Gelman
이번에 이 작품도 왔는데 아주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이 세밀한 것은 아버지가 시진사여서 인지도 모릅니다
그림 탈렌트도 아버지 영향이 큰 듯 합니다
칼로의 자화상을 보면 일자 눈썹이 특징이고 수염이 살짝 보이는 것도 특이합니다
아마 실제로 그런 모습을 띠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수염난 여자가 사실 러시아에도 많다는 이야기도 들었고요
전부터 양성적인 이미지도 내면적으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적 가족사진에는 남장을 한 것도 보이니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것을 더욱 강조한 표현인 것이죠
수없이 많이 그려온 자화상은 자신의 심적인 역동성을 눈썹이나 수염을 더 확장해 그려
'난 강하다'를 외친 표현으로 전 보았습니다
날아오르는 날개 같기도 한 일자눈썹은 어쩜 프리다의
심상을 극명하게 드러낸 프리다칼로만의 이미지인 것이죠
이번 전시에는 멕시코 근대작가들의 그림도 함께 왔는데요
특히 디에고리베라(프리다 남편)의 작품은 역시 훌륭했습니다
우리나라에 80년대 민중예술의 논리에 남미 특히 멕시코 미술이 소개되곤 했는데
잠시 저도 몸담았던 그시절 특히 벽화에 관심이 많았죠. 결국 우리나라에선 걸개그림으로 발전되기도 했는데
멕시코 미술은 당시 계몽적인 역활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죠. 그림은 시각이기에 문자보다 직설적이고 쉽게 와닿는 장르입니다. 그래서 종교미술이 고대로 부터 발전해 온 것이고 그것이 현대미술의 뿌리가 되는 것이죠
1943년작 칼라행상 디에고리베라
이 작품도 이번에 왔는데요 칼라꽃을 피는 인디오여인의 모습을 디에고는 참 많이 그렸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잘 다듬거나 등에 지고 가는 모습인데요
어쩜 화려한 브르조아 계급은 노동자 농민의 땀과 공력이 녹아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암시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크게 보면 사회의 모순을 그린것이지요
거기에 서정성을 깔고. 이점은 디에고가 당시에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이유입니다
디에고는 당시 남미 사상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주의자였습니다
나타샤겔만의 초상 1943년 디에고리베라
결국 카라꽃의 이미지를 그려온 실력이 켈만부인의 초상에서 완전히 빛을 발하는데 이 작품은 정말 수작이었습니다 이번 컬렉션의 주인공이었던 나타샤켈만 부부는 맥시코 화가들의 그림을 계속 사들이는데 모든 화가들이 켈만부인의 초상화를 그리다 시피했죠 그런데 켈만 부인은 리베라가 자신을 그려준 이 작품을 가장 사랑했다하네요 실물보다 훨씬 미인으로 그렸거든요..
작품성으로 볼까요. 칼라꽃의 모습과 여인의 치마폭을 연결해 이끌고 나가는 이미지의 확장은 디에고가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프리다 칼라의 작품에 대비되며 크게 와 닿았네요
이 작품은 디에고와 쌍벽이었던 화가 시케이로스의 작품으로 자신을 그린 그림인데
상당히 어두운 느낌의 그림이었네요.
그외에도 멕시코 화가들의 그림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프리다 칼로가 착용하던
멕시코 의상 중 하나
아무튼 그림 하나 하나 느낀점을 이야기하려면 끝이 없겠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런낸 프리다칼로
여성이면서 남성에 억압받는 자신을 다시 세우는 모습(작품으로) 거기에 혁명적인 사고까지.
20세기 여성에게 하나의 또 다른 좌표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페미니즘 운동에서 프리다칼라를 빼 놓을 수 없는 이유지요
이제 디에고 아내가 프리다가 아니고
도리어 프리다 칼로의 남편이 디에고로 불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자신의 절망을 예술로 뱉어낸 작가를 만난 기억은 다시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네요
거침없는 열정 그리고 막힘없는 감정의 표현
그리고 그것을 어떤 미의식으로 재단하느냐가
화가들에겐 숙제이겠지요
간단히 전시회를 본 느낌을 적어보았습니다
- 글 사진 칡뫼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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