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칡뫼 멋대로 읽기 13

글 그리고 댓글과 답글

틈나는 대로 미술관을 찾아 작가의 생각과 감정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 깊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은 틀린 말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림을 본다고 해서 제대로 작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표현한 그림은 온전히 작가가 아니라 알고 보면 작가가 생산한 일종의 기표입니다. 예를 들어 교장선생님이 훈화를 한다고 훈화 자체가 교장 선생님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죠. 다만 학생들 나름대로 훈화가 지시하는 방향성은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림도 일종의 언어요 작가의 말이기 때문이죠. 결국 그림에 작가의 본질이 있는 듯 해답을 찾으려 한다면 그림 읽기는 번번이 실패한다 할 것입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결국 나를 보는 것. 만나는 작품은 나를 읽는 거울, 그 이상 이하도 아닐 것 입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

ᆞ 우리가 그림을 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누군가 소나무를 보았다 하자. 소나무는 몸통이 마치 갑옷을 두른 것 같다. 나뭇잎은 바늘처럼 가늘다. 봄에 노랗게 꽃이 피면 먼지처럼 날린다 등 여러 이야기가 할 수 있지만 소나무라는 존재를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림도 그렇다. 해석하는 순간 늘 저만치 물러나 서 있다. 결국 잡을 수 없는 무의 기호인 것이다. 그런 의미로 나의 글은 그저 나만의 그림 읽기가 될 뿐이다. 일제 침략의 영향으로 우리의 미술은 기형적으로 자랐으며 그 영향은 광복 이후에도 이어졌다. 그 예로 전쟁을 겪고도 제대로 된 전쟁미술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최루탄이 난무하던 군사정권 시절에도 덕수궁 전시장에선 여인의 인물도나 정물화 그리고 안개 낀 산에 낚싯배, 강태공이 자리를 차지하..

전시회에서 만난 수화 김환기 근원 김용준 그리고 변월룡

전시회에서 만난 수화 김환기 근원 김용준 그리고 변월룡 미술 작품에 큰 감동을 받으면 자연스레 작가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이나 그 시절 주변의 인물들도 찾아보게 되는데요.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감동의 폭도 넓어지죠. 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