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오면서 잊을만하면 해보는 질문이 있다. 과연 그림이 뭘까? 사실 이 질문은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더욱 답하기가 어려웠다. 해서 년 초에는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을 찾아 사유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런 결과로 약 4~7천 년 전의 암각화를 친견하면서 나름의 해석을 정리할 수 있었다. 사실 해석의 공간은 나름대로의 사유와 정리가 곧 스스로에게 답인 경우가 많다. 미술 등 비평이 그렇고 인문학이나 역사의 해석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로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본다. 우선 각석 그림은 그 시대의 진정성이 담긴 이야기 전달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오랜 공력으로 바위를 쪼아 그려 낸 반구대 암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암각화는 그들의 말과 생각을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었으며 또한 언제든 반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