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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엉겅퀴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새벽부터 하던 그림작업을 멈추고 잠시 나와 걸어봅니다.요즘 들에는 여기저기 '왕고들빼기'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가을이 온다는 신호죠. 이즈음이면 '큰엉겅퀴'도 함께 피어납니다. IMF 시절 십수 년을 겪으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들풀로 위안받던 시기가 있었습니다.자리를 탓하지 않고 환경을 논하지 않으며 끝없이 자신의 길을 추구하는 모습 때문이었죠.당시 썼던 글과 함께 꽃사진 올려 봅니다--------가을이 오면들판의 풍요를 뒤로한 채 고개 숙인 남자가 나타납니다.‘큰엉겅퀴’입니다.저는 이 꽃을 볼 때면 어린 시절 크고 든든했던 아버지가 떠오릅니다.‘큰엉겅퀴’는 이름처럼 키가 큽니다.자식을 위해 사느라 하늘 한번 제대로 볼 시간조차 없는 존재. 때론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며 쉴 틈 없..

미디어 권력

~~~~~~요즘 방송이나 유튜브 혹은 정치 연설 등을 보면 사회 구성원의 생각을 놓고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종의 자신이 바라는 세상에 대한 정신적 지원군 확보전이죠. 특히 정치영역에서 치열합니다. 저는 주로 현실문제를 작품화하다 보니 이런 문제를 나름 공부도 하게 됩니다. 특히 일반의 생각을 어떤 방향으로 이끄는 미디어 권력의 폐해도 알게 됐지요. 제 작품 속에 확성기가 많이 등장하는 이유입니다.말이란 것도 한 곳만 끊어내어 상대를 공격하고, 글도 필요한 문장만 인용해 흠을 잡습니다. 사람의 행동 역시 정지화면 하나로 나무라고, 어찌어찌 찍힌 이미지 사진 한 장으로 사건 전체를 규정하죠.누구나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정작 전체 맥락은 덮어버리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골라..

카테고리 없음 2026.09.09

빨간 넥타이

미국이 멋대로 일으킨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지 못하고 덫에 걸려있다. 이스라엘과 함께한 이 더러운 전쟁에 우리나라를 끌어드리려 한다.힘의 논리 외에 참전 명분을 찾기 어렵다.트럼프에게 멱살 잡혀 참전한다면 세계가 슬퍼할 거다. 대한민국은 다를 줄 알았는데.목을 매려는 트럼프의 올가미에 걸려들면 안 된다.ㆍ칡뫼는 참전 반대다ㆍ아래 ㆍ빨간 넥타이 (오늘은 누구 목을 맬까)12F닥지 먹 채색칡뫼 김구2024년

카테고리 없음 2026.09.07

새 작품을 들어서며

오늘은 참 기분이 좋다. 닷새 이상 고민하던 그림의 구성을 마치고 화판에 붓을 댄 날이다. 오래전부터 이어온 황무지 시리즈 마지막 마당이다. 첫 번째가 이었으며두 번째가 이었다.모두 전시를 끝낸 작품들이다. 이번에 손을 댄 것이 삼부작 전시의 마지막 중심 그림 이다.유화와 달리 한국화? 계열 먹그림은 그려진 그림 위에 물감을 덮어 고치거나 추가로 얹어 그리기가 어렵다. 사전에 전체 그림의 구성을 정도껏 마쳐야 시작할 수가 있다. 작품 속 대상물의 기본 배치 순서를 놓치면 망치기 십상이다. 단순한 사물 표현이 아닐 경우 더욱 그렇다.예를 들면 난을 칠 때 붓의 첫 획이 잎을 그으면 뒤에 입히는 잎의 먹선이 앞의 선묘를 덮지 못한다. 묵죽화도 마찬가지로 댓잎을 구성할 때 농묵이 아니면 먼저 그어진 선묘를 덮..

카테고리 없음 2026.09.06

전시

그림은 결국 작가의 말이다. 즉 이미지로 말을 하는 것이다. 작품 감상에서 건네는 말이 눈에 잘 들어오면 즐겁고 새로운 생각과 감흥이 솟아나기도 한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 수도 없고 작가의 의도도 읽을 수가 없으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수원 에서 열리고 있는 돌과 나무 전(이재민, 정세학 2인 전 9월 16일까지)을 보고 귀가하는 길이다. 지인들과 헤어지고 집까지 거리가 있다 보니 지하철 안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잊기 전에 적어본다. 우선 두작가 모두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일정한 패턴의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말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말을 작가 나름의 미술 형식으로 터득했다는 뜻이다. 즉 작품의 언어 구성을 이해한다면 작가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말이다.우선 이재민 작가다. 그는 화폭에 실제..

카테고리 없음 2026.09.03

옹이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셨지만 목수셨다.어려서 대패질하는 것도 보았고 못질하는 것도 보고 자랐다. 대패며 톱, 끌이며 먹통에서 거미줄처럼 나오는 먹줄로 나무에 줄 때리는 것도 도와드린 기억도 있다. 구멍 내는 활비비라는 연장도 있었다.목수의 덕목은 재료를 적재적소에 알맞게 쓰는 능력이다. 목재도 귀하고 모든 것이 힘들여 조달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집 툇마루를 놓던 때였다. 옆집 아저씨와 소나무 둥치를 큰 내릴톱으로 송판 여러 장을 켜서 세워놓고 일일이 대패질을 하셨다. 며칠 후 마루를 놓는데 옹이가 많았다. 마루 크기에 맞춰 잘라 이어 붙이는데 옹이가 문제였다. 옹이 부분을 모두 잘라내면 마루 판재가 짧거나 부족했다. 짜 맞춤 마루지만 옹이는 대패도 잘 안 먹고 못도 안 박히는 부분이다. 잘못하면 구멍이 ..

카테고리 없음 2026.09.01

심들다

새 작업을 위해 화판을 만들어 놓고3일째 빈둥빈둥이다. 그릴 것은 머릿속에 있는데 형상으로 구성이 안 되고 있다.답답하다. 촉이 무뎌진 까닭이다. 나이 들면 그렇고 그런 생각에 갇히는 우를 범하기 십상인데 나도 마찬가지다.그리지 않고는 못 배길 그 무엇이 샘솟던 시절 무턱대고 달려들던 용기가 사라지고 있다. 살짝 우울해진다. 비가 내리고 있다. 우울증 치료제 김 모락모락 나는 짜장면을 먹어야 하나. ㆍ칡뫼 작업실 단상ㆍ아래몇 해 전 작업 모습ㆍ

카테고리 없음 2026.09.01

확성기 마을

《가난 때문이었을까. 판자촌에서는 하루가 멀게 싸움이 일어나고 아이들 울음소리로 지새는 날이 많았다. 그때 마침 소란스럽게 기차가 지나가면 아기울음이 멎거나 부부싸움이 그치기도 했다.》이 글은 예전에 썼던 수필 의 일부다.가난해서였을까. 와우아파트가 무너지던 시절 동교동 기찻길 옆 판자촌에서는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삶이 팍팍하고 언제 철거될지 몰라 신경이 예민하기도 했지만 치열한 생존 경쟁에 동네마다 거친 말싸움이 일상이던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한다. 말과 글을 넘어 몸짓으로 폭력을 행사하면 법의 제재를 받는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문명사회의 약속이다.해서일까 삶이 복잡한 근현대에 들어서는 자신의 감정을 잘 풀어주고 정보를 전해주는 방송이나 신문을 골라 의지하며 살았다. 공동체..

카테고리 없음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