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선생의 '나그네'란 시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려있어 그 서정적 분위기에 흠뻑 젖었었다. 시는 일제강점기 시절 작품이라 할 말이 많지만 구름에 달 가듯이란 표현에 심취했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길은 구름에 달 가듯이 그렇게 미끄러지듯 걸어지지 않는다. 오랜 시간 걸어야 길다운 길이 되고 걷다 보면 힘들고 지치게 마련이다. 길은 방향이다. 방향을 정해 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 끝없이 나타난다. 어렵게 헤쳐나가야 하는 숙제가 곧 길인 것이다. 길은 트인 공간이 아니라 끝없는 막힘이요 연결이지만 한편 단절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