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해야 사는 남자 취해야 사는 남자 김형구 kchicme1@hanmail.net 종합병원은 언제나 만원이다.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 진료카드를 들고 의사를 찾아 나선 사람, 이름을 부르는 간호사. 음료수 상자를 든 면회객, 링거액 거치대를 밀며 이동하는 환자. 복도며 계단, 엘리베이터까지도 출근길 지하.. 발표된 수필 2015.02.06
수인번호 257번 수인번호 257번 김 형 구 멋모르고 저지른 죄였다. 가슴이 답답할 때 글을 썼다. 그냥 가지고 있어야할 글을 이 동네 저 동네 뿌린 게 화근이었다. 결국 나는 스스로 체포되어 글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맞춤법을 어기고 띄어쓰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죄. 거기에 수준 낮은 사유와 자기 자랑.. 발표된 수필 2014.04.10
풀을 뽑다가 풀을 뽑다가 김형구 우리 집 대문에서 현관사이 짧은 길에 보기 좋으라고 화분이 늘어서 있다. 봄 지나 여름 되니 화분마다 풀이 가득했다. 한 촉 두 촉 뽑아내니 뽑히던 바랭이풀이 한마디 했다. "누군 놔두고 왜 나만 뽑아요." 이 말 듣던 쇠비름, 쇠별꽃, 달개비까지 모두 한마디하며 거.. 발표된 수필 2014.01.28
추억이 담긴 그림 한 점 추억이 담긴 그림 한 점 김 형 구 오랜만에 처가를 찾았다. 인사드리고 건넛방에 들어가니 벽에 낯익은 작은 그림이 보였다. 소꿉친구처럼 반가웠다. 이십대에 내가 그린 그림이었다. 한 뼘 높이에 폭은 두 뼘 정도로 멀리 섬이 늘어서 있고 그 앞으로 고깃배와 점점이 박힌 김발장대, 가.. 발표된 수필 201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