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고들빼기 알바 후 퇴근길 타박타박 걷는 내 앞을 필리핀 청년 재롱(제롬)이 자전거로 달려 나간다 그 앞을 장갑공장 손사장이 자동차로 까맣게 지나친다. 어두워진 하늘 인도에서 힘겹게 날아온 비행기가 날개로 줄을 긋고 별과 별사이를 우주선이 반딧불이처럼 아득히 흐른다. 그런데 아침에 보.. 자작시 2018.09.14
돌팔이 돌팔이 / 칡뫼 김구 돌중 둘이 만나니 금세 부처가 되네 돌 같은 목사 둘이 만나니 천당이 제 것이네 돌팔이 화가 둘이 만나니 맘대로 세상을 지웠다 그렸다 하네 자작시 2016.04.10
1 1 칡뫼 우뚝 서 있다 힘들어도 누울 수 없다 늘 처음과 으뜸을 추구하느라 긴장 속에 산다 곁을 내어주면 사라질 운명 그래서 주위에 아무도 없다 홀로 외롭다 자작시 2016.02.18
사이버 시 토일요일 자기들이 미친듯이 놀아놓고 내가뭐를 어쨌길래 뭐만하면 내탓이고.. (이환천/ 월요일 ) ㅋ 황금연휴 놀러가고 불금이다 마셔놓고 내가뭐를 어쨌길래 카드결제 짜증이고 (결제일/ 칡뫼) 자작시 2016.02.15
파산 파산 / 칡뫼 타악 마른하늘에 돌콩 꼬투리가 까맣게 터졌다 소리에 놀라 산이 무너졌다 모든 것이 도르르 말리고 버티던 종아리 앙다문 손아귀 힘이 빠졌다 낙엽에 낙엽 지듯 별처럼 뜨고 풀처럼 엎드린 칠흑 같이 하얀 밤 세상 아직 흙먼지 가득한 데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 길을 나섰다 .. 자작시 2015.11.20
가을비 가을비 / 칡뫼 새벽 뚫고 화판에 꽂혀 붓끝 점점이 이야기로 내린다 알아볼 이 적은 네모난 평면 노랑 빨강 파랑 다 떨구고 바짝 마른 가슴에 새기는 빗금 방울 맺힌 창 너머 빗살무늬 토기가 홀로 서 있다 자작시 2015.11.08
부처님 오신 다음 날 부처님 오신 다음 날 / 칡뫼 조계사 경내. 만수향이 그윽하다 소나무 그늘 벤치에 앉아 시집을 덮는다. 만사가 구름이다 심사가 허공이다 잠깐 부처가 된다 자작시 2015.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