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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하도 척박하여 힘들게 밭 모퉁이에 새 화분을 들여놓았다. 너른 밭작물과는 다르게 강하고 날카롭게 자라는 신품종을 보고 싶어서였다.
기 쓰고 모종하여 물도 주고 거름도 줬다
은근히 뾰족한 대나무나 가시품은 선인장이 되기를 바랐다.
하늘에는 시커먼 애드벌룬이 떠다니며 태양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밝은 햇빛을 못 받은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밭에 자라던 수많은 작물들은 어둠에 지쳐 이제 고사직전이다. 화분에서 자란 새 생명이 날카로운 가시를 뻗어 허풍선에 바람구멍을 내 주리라 믿었다.
그런데 쑥쑥 자라는 가 싶더니 조금 이상하다. 어서 커서 가시를 만들 줄 알았는데 갑자기 새로운 곁가지를 만드는데 신경 쓰는 것 같다. 가시 대신 잎이라. 지금이 그렇게 한가한 때인가. 씨앗 팔던 쥔장은 분명 그랬는데 누구보다 앞장서 날카로운 가시로 싸우겠다고. 3년은 너무 길다고.
예전에는 단식도 하고 삭발투쟁도 했다. 그런 건 이제 바라지 않는다.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너무 고통스럽지 않은가. 당선된 정치인들 지금 시절이 한가한가? 편안한가?
당선된 지 100일이 넘었다. 이제 박수소리는 멎었다.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무슨 정치를 하나? 컴컴한 세상 여기저기 곡소리다.
비장미가 흘러도 모자라는데 어딘지 너무 느긋 해들 보인다.
우리가 왜 정치에 신경 쓰는가? 살아보니 정치는 문학 작품이나 그림, 음악 한 편 보다 세상을 바꾸는데 효과적이다. 군사정권에서 민주화로 체육관 선거에서
한 표 행사로 모두 정치환경이 이룬 일이다. 정치가 효과적으로 세상을 바꾸니 국민들은 힘들어도 기대는 거다.
이제 다시 피로감 무기력증으로 정치혐오를 유발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지 싶다. 지금은 효능감이 중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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