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오픈에 앞서 작품을 이리저리 배치하는 행위, 소위 디스플레이가 행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아무리 머리로 생각하고 도면도 그려 설치를 짜도 공간과 작품의 조우는 늘 어긋난다. 크기가 맞아도 작품이 가진 아우라가 다 다르니 현장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은 하루아침에 터득되는 것이 아니다.
말로는 깊이 설명할 수 어려운 시선과 공간의 어색함을 제거하는 행위다. 한편 작품의 품새를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어제 작품 디스플레이를 마쳤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고수다.
나무아트 김진하 관장의 번득이는 미감은 몇 차례 수정 조합을 거치더니 완벽한 구성을 이끈다. 자리도 자리지만 좌우, 수직, 수평, 균형과 비례, 작품이 갖는 색감까지. 마지막으로 조명까지 완벽하게 정리한다. 예술이다.
아무튼 전시는 내일부터이니 많이들 오셔서 이 세상 이야기를 함께 나눴으면 한다. 난 현재를 그렸을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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