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벳(집)
춘천을 다녀왔습니다.
아내가 말한 추억의 장소를 가보고 싶어서였습니다
가던 길에 김유정 역이 보여 잠시 들렀습니다
한옥으로 새로 지었네요.
역 앞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자료사진을 다시 담아 보았습니다.. 원래는 신남역이란 간이역이었네요
이렇게 이름을 바꾸고
현판식인 것 같죠. 고향을 빛낸 문인이름으로 바꿔 단 것이죠
춘천 시내였습니다.
겨우 찾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댔습니다.
복잡한 시장골목 아래 이렇게 커다란 주차장이 있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춘천 의 명동 시장골목. 춘천에 왔는데 닭갈비와 막국수는 먹어야 했지요
이곳이 그 유명한 춘천 닭갈비 골목입니다
드디어 자리를 잡았습니다.
닭갈비 요리판입니다
덥혀진 그릇에서 잠깐만에 익고 김이 무럭무럭 오르네요
후식으로 막국수까지 먹었죠.
나오는 길에 추억의 뽑기과자가 있어
하나 사서 아내에게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사진찍기를 허용한 김에 '찰칵'
아직도 유효한가 봅니다. 겨울연가 포스터
이번 여행은 아내의 추억을 찾는 여정이었습니다
이제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목적지. 20대에 들렀던 찻집을 찾아가야 하니까요
바로 이 집입니다. <이디오피아 벳(집) > 카페
벽화가 이국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습니다
<이디오피아 집 (벳) >.
이곳에서 아내는 35년 전 커피를 마시고
창가에서 내다 본 경치를 스케북에 파스텔로 그렸는데
그때 그림을 본 멋쟁이 여자 사장님이 커피를 무료로 대접했다는 군요.
풋풋하고 꿈 많던 아내의 20대 추억이 남아 있는 곳이죠.
개관일이 1968년 11월 25일이랍니다. 상당한 세월이 흘렀죠
이 날은 이디오피아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의 즉위 기념일이랍니다.
우리나라 원두커피 1호점이라는 군요.
한 때는 자리가 없어 통로에 앉아 먹는 진풍경이 있었고
1991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1260잔 팔린 기록이 있다는 군요.
뒤에 보이는 것이 <이디오피아 참전 기년관>입니다
6.25 전쟁 때 이디오피아는 우리나라에 un 참전국 일원으로 파병을 했죠.
황제의 근위병이었는데 총 6037명이 참전 했다는군요, 춘천 일대 전투에서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당했는데 포로가 없는 용감한 부대였답니다.
우리나라를 도와준 것을 기리는 기념관이죠.
참전비 제막일 이곳에 참석했던 황제가 머물렀던 이디오피아집에
개관기념으로 현판도 보내주고 황제가 즐겨 마시던 원두커피를 우편행낭으로 보내준 것이
인연이 되어 원두커피점이 탄생했다는군요
찻집 창가에서 바라본 공지천입니다.
다리 모습은 바뀌었지만 그림 그리던 곳이
바로 이 자리라는군요.
추억을 음미하며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 찻집의 역사가 한눈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최초의 원두커피를 만들던 여러 커피 장비들
20대의 모습은 아니지만 추억의 장소에서
머릿 속은 온통 20대로 가득찬 아내.
저에게는 20대 이상으로 영원히 아름다운 여인이죠
저도 그 시절로 함께 갔습니다.
아내와 한참을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드님 쯤 되어보이는 사장님에게 여쭤보니
그때 여사장님은 지금 84세, 할머니가 되셨고 현재는 따님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군요.
이번에 찾은 춘천의 <이디오피아 집> 카페는
아내에게 멋진 시간여행이 된 듯 싶었습니다.
저 또한 즐거웠구요.
어둠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시간
아내가 말한 그때 카페에서 들려오던 음악
브룩벤튼(Brook Benton)의 <Think twice>가
머릿속에서 울리고 있었습니다.
사진, 글 칡뫼 김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