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모 출판사에
삽화용 펜화를
몇 점 넘기고
인사동 전시장을 둘러봤네요
핸펀으로 가볍게 담아봤습니다
전시장 아라아트에 가니
정비파 작가의 목판화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목판화의 특징인 칼맛을 살린 작품이었습니다
산맥의 기를 그려냈다 할까요
산세의 흐름을, 자연의 기운을 선묘로 표현한
좋은 작품이었네요 크기가 300호 이상되는 대작이 많아
그 느낌이 더욱 깊게 와 닿았습니다
사실 큰작품은 작가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작품의 내용에 따라 크기가 정해져야합니다
요즘 유행처럼 대작을 작업하는 경향이 있는데
작가는 자기 작품이 어떤 크기에 적합할까를 생각해야 할 겁니다
스케일에 걸맞는 백두대간의 모습은
감동을 담보하는 작가의 열정이 녹아 있었습니다
아래 작품은 임채욱 사진전 작품입니다
임채욱 작가는 일찌기 전시장에서 만나 담소를 나눈 사이인데
한국화를 전공 그뒤 사진으로 돌아간 역량있는 젊은 작가입니다
지난 전시와 겹치는 작품이 많아 2점만 사진에 담아 왔네요
붓으로 그릴 수 없는 산야의 힘을 사진에서 재연해 보는 큰 스케일을 가진 사진작가입니다
입체에 사진 작품을 입히는 시도도 하는 젊은 사진 작가죠
임채욱 사진전
이강용 작가의 작품은 독특한 시선이 돋보였는데
소멸에 대한 사유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주종이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전시 공간을 채우려는 의도 였는지
또 다른 층에는 초기작을 주제와 상관없이 늘어 놓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말도 주제없이 하면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 듯
작품 전시도 일관성있게 구성하는 게 중요 합니다.
회고전과 달리
독자에게 혼란을 주는 전시는
작가의 생각을 읽는데 어려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색다른 시선의 작품이 많아 주목해야 할 작가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이번엔 김학대 작가의 아름다운 제주 전인데요
보면 볼수록 그 맛이 보여지는 작가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구상이지만 대상을 단순화 시키고 명료화 해
반구상이나 추상미술과 진배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작품은 구상에 익숙한 관객에게
쉽게 다가오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조금 난해한 시詩도 자꾸 읽으면 이해가 되고
그 맛을 알 듯 그림도 마찬가지죠
김학대 작가의 그림도 대하면 대할 수록 와 닿는 정서가 있습니다
작가의 작업은 소통을 전제로 한다고 봐야합니다
너무 어려운 어법의 그림은 뇌로 해석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에 비해 서정을 기본으로 한 작가의 작품은
가슴을 울린다고 할까요
이번 아름다운 제주전은
알고 보면 쉽게 와 닿는 그림입니다
작품 앞에 가져다 놓은 의자가
'제 그림은 차분히 앉아 들여다 봐야 보입니다 '
하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
전시장을 이동하면서
북촌길 콘크리트 담벼락에 붙어
생명을 유지하는
제비꽃 풀이 있었습니다
세멘트 담벼락
손톱보다 작은 공간 먼지가 쌓인 곳에 싹을 틔우고
위태롭게 생명을 유지하는 제비꽃
저 모습이 바로 예술가의 모습이 아닐까
작품성이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늘 위태로운 존재가 바로 작가입니다
-글 사진 칡뫼 김구-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