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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칡뫼 2023. 8. 22. 23:09


  사람은 자기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을까?
우리가 상대(타자)를 바라보면서 내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늘 궁금했을 것이다. 어느 순간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첫 경험은 얼마나 놀라웠을까!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해서 인간은 자신의 모습을 언제든지 비추어 볼 수 있는 거울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거울에 비친 모습은 진정 나의 모습일까? 생각해 보자. 진실로 믿었던 모습 또한 반사된 허상이고 더군다나 좌우가 바뀐 형상 아닌가. 요즘 유행하는 셀카를 비롯해 카메라를 통해 찍힌 얼굴 또한 기계를 통해 걸러진 또 다른 허상일 뿐이다.

인간은 자신의 눈으로 결코 자신을 볼 수 없는 존재다. 역설적으로 자신 속에 자신의 눈(깔)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해서 자화상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이 아닌 또 다른 자기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일 뿐이다. 수많은 화가들의 자화상은 스스로 믿고 싶었던 작가의 얼굴이었지 결코 그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나를 잘 안다는 말은 거짓이다.
인간은 스스로 자기를 속이고 있을 뿐이다. 마치 화가가 자화상을 그려놓고 나의 모습이라 우기는 것처럼.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불완전한 존재다.
해서 힘들고 괴롭다.


칡뫼 잡생각
곧 6월이다


자화상
91x73cm
한지먹채색
칡뫼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