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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돌아가시다

칡뫼 2024. 3. 3. 11:46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30년생) 어린 시절을 보내고 광복 후 1950년 군에 입대. 훈련을 마치고 첫 휴가날 새벽, 김포 고향집에서 포성소리와 함께 맞닥트린 6.25 전쟁. 즉시 부대로 복귀 3년 전쟁을 치르신 분. 휴전이 되고 가정을 꾸린 후에는 척박한 농촌을 뒤로하고 서울로 이사하여 농부에서 도시의 노동자로 변신하셨고. 모든 대한민국 아버지들이 그러했듯 자식 공부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장년을 보내신 분. 말년에는 국가유공자로 좌 우가 아닌 오로지 나라 걱정이셨던 분. 한때는 광화문 명박산성에 서 계시기도. 당시 자식은 시청에서 전열을 가다듬고 부자가 대척점에 서 있기도. 분단 현실이 오래도록 고착화되다 보니 가족도 사회 구성원도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면 적이 되고 이념, 사상, 지식, 빈부, 연령, 지역  등으로 갈라지고 나누어지는 현실. 분단선은 국토가 아닌 우리 생각 속에 어느새 자리 잡고 있다는 사회현실을  
몸소 보여주고 알게 해 주신 분.

    격동의 세월을 이겨내신 저의 아버님이 지난 3월 1일 95세를 일기로 이승을 떠나셨네요. 조용히 치른 가족장이지만 소식 듣고 알게 모르게 마음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덕분에 잘 모셨습니다. 편히 쉬실 겁니다. 고맙습니다.

칡뫼김구 두 손 모아 고개 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