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 사람다운 ) 사람이 없어!"
어려서 이런 말을 들으면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서인가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하신 이 말씀이 단순히 사람 숫자가 아니란 것을 깨달은
것은 머리가 커서였다. 전쟁 후 나라가 산업화되며 너도나도 '돈돈'하고 전과 다르게 인심이 야박해진 것을 한탄하신 뜻도 들어있었다. 사람이 짐승처럼 멋대로여서일까!
그렇다면 여기서 사람이란 과연 뭘까?
한국말을 오래도록 깊이 연구하신 묻따풀학당 최봉영 님의 신간서적 <한국사람에게 ㅇㅇ은 무엇인가>
첫 단락에 자세히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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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국말에서 사람은 '살다' , '살리다(살+리+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말이다. 사람은 온갖 것이 가진 살리는 힘을 살려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임자를 뜻한다. 사람은 물, 불, 흙, 돌, 풀, 나무, 물고기, 짐승과 같은 것이 가진 살리는 힘을 살려서 살아간다.
사람이 온갖 것이 가진 살리는 힘을 살 려서 살아가는 것은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소리와 뜻을 하나로 어울러서 무엇을 어떤 것으로 여기는 말을 만들어서 갖가지로 생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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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살다, 살리다에 바탕을 둔
한국말 '사람'은 온갖 것을 살리는 존재이니 세상에 이익을 주는 임자인 것이다. 서구와는 다르게
한국말에 깊이 스며있는 함께라는 의미를 되새길만하다. 오래전 우리 민족이 품었던 홍익인간이란 사상도 어쩜 한국말이 가진 힘에서 우러나온 것이란 생각도 든다.
사람은 뜻을 전하거나 생각을 나눌 때 말을 한다. 그런 결과로 한국말속에 한국인의 생각이 스며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막연히 왜 해는 해라 했을까? 물은 물이라 했으며 나무는 나무, 사람은 사람이라 했을까? 누가 처음 그렇게 불러서 이어져 내려온 것인가? 궁금했던 적이 있었으나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한국말을 공부하면서 한국말이 그저 소리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나 뜻을 녹여 소통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물론 한국말 하나하나 의미도 배워가고 있다. 뜻과 사유는 한자나 라틴어 등 다른 나라 문자나 말에나 담겨 있는 줄 알았다.
학교에서 한국말을 표시한 한글은 대상을 지시하는 발성을 그려내는 문자 정도로만 가르치지 않았나? 해서 한국말과 한글을 비하하고 한자나 영어 등 외국어를 배워야 행세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한국말에는 그 어느 나라 사람들의 사유 이상 깊은 의미를 담아 소통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한국말속에는 한국사람의 생각이 깊이 녹아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도 틈나는 대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사람다운 사람이 갈수록 적어지는 세상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