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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철 작가의 '구원은 없다'전

칡뫼 2024. 7. 26. 13:34



박재철 작가의 '구원은 없다' 전에 다녀왔다. 마침 불광동에 갈 일이 있어 소위 1타 쌍피 (전시작품 중에  화투 치는 모습도 있다) 개념으로 다녀왔다.
전에 술 때문에 잘 지나던 골목이었는데 미술관(아트 스페이스)이 있었다.
고마운 모습이다.

구원은 원래 없는 세상이다. 구원은 문자풀이로만 보면 어려움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돕거나 구하여 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가. 세상은 구원을 바라는 순간 죽음이다. 구원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남에게 눈을 주기는커녕 자기 살자고 힘쓰기도 벅찬 세상이다.

그림 속의 이야기는 각자도생이다. 억지로 만들어진 화단에 피어난 들풀이나 민들레도 그렇고 이런저런 야생초가 틈새에 자라고 좁은 땅에 모여 피 튀기며 산다. 좀 크게 자라 강제로 이식되어 심어진 나무도 상처투성이다.
생명수 물을 담았던 페트병은 빈 채로 허공을 날아다니고 산 것들은 겨우 생명만 유지한다.
벤치에 앉아 커피를 쏙닥쏙닥 마시며 잠시 숨을 쉬는 현대인은 텅 빈 공간을 텅 빈 눈으로 텅하니 바라볼 뿐이다.
화투 치는 모습을 그린 유일한 19금 작품 속 남정네들은 없는 구원을 찾으려고 눈이 뻘게져 좀비가 되어가고 있다. 이리저리 휘둘리다 발가 벗겨져 살아온 세상, 유일하게 남은 자존심 남근만 꽂꽂하다.


칡뫼 그림 멋대로 읽기

박재철 작가
<구원은 없다>전
2024.07.24(수)-08.10(토)
12:00-18:00(월, 화 휴관)
아트스페이스 신사옥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6길 9 /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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