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림은 시작부터 인간의 이야기였다.
그런 이유일까? 반대로 그 인간을 제대로 해체해 보이겠다고 인간만 그리는 화가가 있다.
인간의 본모습을 그리려면 인간을 제대로 알아야 했는지 그동안 해온 작품은 처절하다. 잘린 팔이며 여러 개의 눈깔, 도식처럼 그려낸 내장의 모습. 성기, 욕을 뱉어내고 음식을 먹는 입이며 귀도 있다. 한마디로 인간의 해부도다. 인간을 자르고 후벼 파고 헤집는다고 뭐가 드러날까? 그런데 이상스레 그 속에서 인간의 욕망이 보인다는 점이다. 정복수 그림의 아이러니다. 뭔 소린지 잘 몰라도 '너네들 뭐 있어 참 더러운 놈들이야' 하는 것 같다. 여기까지가 내가 보아온 정복수 작가의 그림 감상이다.
다른 점은 독자들이 찾아내기 바란다.
그래서일까!
젊어 그린 자화상부터 지금 진행되는 전시 내용도 사람이다. 사람 그려주기 프로젝트다. 약 한 달간의 전시 중반을 넘었으니 결과가 궁금하기도 하여 전시장(작업실 겸한) 나무 아트를 찾았다.
화판이 늘고 쓰레기가 돌아다니고 조금 어수선해졌다.
사람은 한국말에서 바탕말이 '살다'이다.
사람은 주변을 살리는 존재다.
정작가의 인간 그리기도 '다 같이 잘 살아보자'가 하고픈 말일 것이다.
아무튼 남이 안 그리는 것만 그리겠다고 고집한 작가답게 정복수의 이미지는 우뚝 서 있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많으니 지나는 길에
들러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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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정복수의_초상화를_전복하는_초상화
<生面不知 生面表識> 전
9월 15일까지 (인사동 나무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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칡뫼 그림 멋대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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