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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시위

칡뫼 2024. 12. 8. 11:20


오전 일찍 떼아트갤러리 지인 전시를 보고 김밥 한 줄을 챙겨 여의도로 나가면서 생각해 본다. 그동안 시위현장이 얼마나 많았던가. 큰 곳만 생각해도 광화문, 시청 앞, 청계천 그리고 여의도, 서초동, 용산, 남대문 다시 여의도 국회 앞이다. 가만 보니 시위 장돌뱅이 아닌가. 그만큼 대한민국 역동적인 나라다.

일단 1시  KBS 본관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예술행동에 나섰다. 박희정 선생이 리드하는 풍물장단에 맞춰 행진을 시작했다. 국힘당 당사 앞에서 큰소리로 윤석열 퇴진을 오래도록 외치고 국회 앞으로 향했다. 단체행동을 마무리하고 수많은 인파에 이제 각자 자리 잡기도 바쁘다.

집을 나서며 가방을 챙길 때 털모자를 빠트린 것이 걸렸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 잡고 앉아보니 차가움이 엄습한다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또 다른 목도리를 꺼내 차가운 귀를 가린다 마스크와 단단히 챙겨 입은 옷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겨울은 겨울이다.
앞 좌석 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시위프로? 인가 의자와 방한옷 모든 것이 완벽하다.
아들은 옆에 앉아 스케치북에 글을 쓰는 현장학습까지.
아! 시위도 이제 막무가내가 아니다. 철저히 즐기고 발언하고 민주시민임을 증명한다. 교욱현장도 되고.
그리고 반드시 승리한다. 문화가 되었다.

수많은 인파로 전화가 불통이고 인터넷도 안된다. 이제 그저 자기 자리가 현장이 되는 붙박이 시위다. 3시경이 되자 안전문자는 쏟아지는데 9호선 5호선 여의도역 국회의사당역 무정차 통과 소식이다. 정말 많이들 오셨다. 드디어 5시가 지나자 국회 상황을 전광판에서 보여주기 시작한다. 조금은 떨린다.

아!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국힘당은 국민을 배신했다. 내란의 죄에도 자기들끼리 뭉치면 사는 줄 안다. 인간이 이리도 우매하단 말인가. 단언컨대 용서의 시간은 지나갔다. 단죄의 시간과 당 해체의 순간이 닥칠 것이다. 이제 피할 길이 없다. 법으로 피한다면 선거에서 우리가 정리한다. 각오해라!

여의도 전선에서 퇴각하며 드는 생각 승리는 결국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조금뒤로 미루어졌을 뿐.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매야 한다. 장갑과 모자, 보온 용구도 다시 챙겨놔야겠다. 언제나 그렇듯이 역사는 일반 대중 시민들. 국민이 쓴다. 민주주의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다. 젊은이들의
창창한 구호 소리에 눈물이 났다. 젊음이 희망인데 다행이다.
요즘 들어 눈물이 많아진 나를 본다
하긴 나도 지공선사다.

집으로 가는 길 염창역에서 어렵게 철수한 지인과 만나 오늘일을 복기하며 술 한 잔 했다. 참으로 힘들었지만 다시 꿈을 꿀 수 있는 하루였다. 우리 국민들의 힘을 보았기 때문이다. 긴장을 놓지 말고 다 함께 가야겠다.


칡뫼 여의도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