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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의 비애

어느 순간 내가 사는 현재의 이야기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연유에는 끔찍한 전쟁을 겪었으면서도 제대로 된 전쟁화 한 점 남기지 않은 선배화가들에 대한 반항도 있었다. 그림은 현실과 유리된 존재에 불과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림은 과연 뭐란 말인가? 단순하지만 나를 사로잡는 질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그리게 된 것이 분단서사다. 남북 분단은 이 시대의 가장 큰 아픔이며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안목으로 소위 열강들의 행위도 들여다봐야 했다. 작금의 세상이야기에도 관심을 놓지 못하게 된 이유다. 대한민국의 현 상황 또한 세계질서의 산물이기 때문이다.며칠 전 미국에서 젤렌스키와 트럼프의 회담이 있었다. 러우전쟁 종식을 위한 회담이었는데 생방송..

카테고리 없음 2025.03.04

풍물패

광장 모임에 풍물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춤사위와 장단이 따로 없다. 이번 3.1절 탑골공원과 광화문 미술행동 내란수괴 탄핵 모임에 여러 풍물팀들이 함께했다.참으로 고마우신 분들이다.오래전부터 내 눈을 사로잡았던 분이 계시다. 등에 태극기망토, 뾰족한 털고깔모자 그리고 깜장안경, 수려한 몸놀림에 소고를 다루는 춤사위는 한글 창제원리 천지인에서 하늘과 땅 사이 관계를 어우르는 사람의 몸짓이다. 십수 년 전부터 광장에서 내 눈을 붙잡았던 분. 오늘 드디어 함께 인증샷을 찍었다. 난 이 분 소속 이름 나이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아는 거라곤 광장을 누비는 이 분의 진정성 있는 춤사위뿐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5.03.02

끈 떨어진 연

예전 세시 풍습 놀이에는 윷놀이 외에도 연날리기가 있었다. 연은 주로 정월 초하루부터 보름날까지 날렸다.이때가 바람이 강한 때이기도 했지만해가 바뀌니 새해 소망을 하늘 높이 날리는 기복을 겸한 놀이였다.연에는 가오리연과 방패연이 주를 이루었는데 가오리연은 꼬리를 길게 달아그 모습이 물고기 가오리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하지만 연 중의 연은 누가 뭐래도 방패연이다.방패연은 사각형 방패를 닮아 붙은 이름이지만 공기역학적으로도 뛰어난 연이다.가오리연은 꼬리를 길게 달아 그 모습을 뽐내지만 높이 오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방패연은 높이 오르는 데다 줄을 당겼다 놓으며 바람을 태우는 기술로좌로 우로 이동도 가능하고 자세를 뒤집어땅으로 곤두박질치게 할 수도 있다. 연이 땅에 가까이 닿을라 치면 줄을 늘어..

카테고리 없음 2025.02.28

강도

강도가 한밤중에 침입 가게 집주인이 칼에 찔렸다. 알고보니 강도는 집주인이 고용했던 일군이었다. 주인은 다행히 생존했지만 그 정신적 충격이 너무나 커 지금도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잡힌 강도에게 물었다. 왜 그랬냐고. 이유는 주인집 문칸방 세 들어 사는 사람이 평소 인사도 잘 안 하고 한마디로 맘에 안 들어서 유리창 깨고 들어가 모두 (죽이려) 했단다. (나중에는 가게도 차지하고)강도는 잡혀 재판을 받고 있는데 강도당한 것보다 왼 손에 칼을 들었냐 오른손에 들었냐로 논쟁 중이다.강도 측 변호사는 왜 문칸방 사람을 잘못 들여서 일 잘하려는? 일군을 화나게 했냐고 묻는다.재판이 길어 갈수록 시끄러운 시장통에가게가 없어지길 바라는 교회와 평소 장사가 잘 안 되어 배가 아픈 길 건너 장사치들이 강도 편을 든다..

카테고리 없음 2025.02.18

꿀벌

꿀벌은 여왕벌과 수벌 그리고 일벌이 군집을 이루며 산다. 여왕벌은 산란을 담당하며 2~5년 정도 산다.일벌은 수천에서 수만 마리가 집단을 이루는데 부지런히 꿀을 모으고 청소도 하며 집단을 먹여 살린다. 또한 유일하게 적을 상대하는 침을 가지고 있어 싸우는 존재다. 수벌은 보통 10여 마리로 여왕벌과 교미 후에는 죽거나 빈둥거리다 집단에서 추방된다.벌꿀 집단의 우두머리는 누가 뭐래도 여왕벌이다. 여왕벌이 죽으면 집단도 사라진다. 꿀벌 집단은 알고 보면 모두여왕벌이 문제이자 답이다.ㆍㆍ칡뫼 갑자기 양봉하던 최 씨가 생각나서써 본 글. 현 사태에 빗대 오해없기를^^ㆍ

카테고리 없음 2025.02.15

불안한 세월

12월 3일 이후 근 두어달여 상쾌하지 못한 세월이다. 지인과 술을 마셔도 마실 때뿐 생활공간에 돌아오면 왠지 개운치 않은 것이다. 민주 헌정을 파괴한 수괴를 겨우 체포하고 어렵사리 구속하고 이제야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체한듯한 불안은 사태가 아직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전시를 끝낸 지 얼마 안 됐지만 작품구상을 위해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 새해 들어 작품을 위한 드로잉도 몇 점 했지만 아직 화판에 붓을 대지 못하고 있다. 내란 사태 후 상황이 정리되지 못한 데다 이 시절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나름의 답을 얻어야 작품에 녹여낼 수 있지 않을까?더군다나 이번 내란을 계획 주동하고 추종한 이들은 모든 분야에서 똑똑하고 많이 배웠다는 사람들 아..

카테고리 없음 2025.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