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일요일 이른 아침
새로운 그림을 시작하곤 합니다
그림의 씨를 뿌린다 할까요
저에겐 휴일 오전이 작업 성취도가 높은 편입니다.
사위가 조용하고 햇빛이 가장 화려한 시간인데다
생업을 쉬니 마음이 차분하기 때문이죠.
느낌이 오는대로
이런 저런 모습으로
생각을 간결하게 표현해 봅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작품의도는
하고픈 이야기를 형상화 하는 것인데
그 이야기는 늘 거창합니다
주로 우리 주변의 모습을 통해
삶의 내면을 드러낸다고나 할까요
어찌되었든 그 이야기 꼬투리를 잡아 놓는 것이
제 그림의 시작입니다
그림을 시작해 놓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저 밤 골목의 나그네처럼 늘 방황하죠
그 정도가 예전보다 더 심합니다
나이가 들고 생각이 많아서 인지도 모릅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림은 차츰 차츰 변하다가
모두 나름의 이야기를 품은 채 완성될 겁니다
모두 잘 여물길 바랄뿐이네요
--칡뫼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