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를 다녀와서

[스크랩] 서양화가 이승환 展

칡뫼 2014. 9. 24. 11:43
이승환 展

 

煥 미술관
2014. 9. 27토) ▶ 2014. 10. 19(일)
Opening 2014. 9. 27(토) pm4. | 운영시간 : 12:00~18:00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산로 387번길 21 | T.010-6230-2478
사랑_80P
李承煥의 詩情어린 風景을 보며
申 恒 燮(미술평론가)
시인은 언어로 자연을 찬미하는 반면, 화가는 그림으로 자연을 노래한다. 그렇다면 언어와 그림의 차이는 무엇인가. 시는 언어를 매개로 하여 감정을 전달하고 그림은 형상을 통해 감정을 표현한다. 물론 감정을 전달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그 전달매개체에 상관없이 내면세계의 표출이라는 형식을 따른다. 따라서 시나 그림은 결과적으로 동일한 시각에서 이해될 수 있다.
그림을 연상케 하는 시가 있는가 하면 시를 읽는 듯한 그림이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승환(李承煥)의 그림에서는 시적(詩的)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자연을 대상으로 하는 그의 그림세계는 항상 함축적이고, 단순하며, 생략적인 이미지로 꾸며진다. 그러기에 화면은 채워졌다기보다는 비워냈다는 느낌을 준다. 사실적인 형태의 가지들을 대담하게 생략함으로써 화면구조는 간결하고 단조롭다. 그리고 내면적인 정감의 표출을 중시하기에 화면은 정적인 분위기로 채워진다.
그의 작품에는 선의 사용이 극히 절제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이미지를 면으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다. 은은한 중간색의 파스텔조(調)로 형상의 윤곽을 만들어가면서 거기에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잔잔한 표현을 얹고 있다. 가령 초원을 모티브로 한 작품에서는 풀밭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기조색으로 고르게 칠한 뒤 그 위에 풀잎꽃 등의 사실적인 이미지를 희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실적인 이미지의 형태적인 완성도는 낮기 마련이다. 일테면 분위기를 위한 묘사라고나 할까.
그의 작품에서 사실적인 이미지의 자기표현성은 언제나 억제되고 있다. 형태를 필요로 할 경우에도 세부표현이 생략된 간결한 이미지만이 허용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 사실적인 이미지에 대한 불만은 없다. 생략되고, 함축되며, 숨겨진 이미지를 통해 사실성을 거뜬히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지극히 단순화되고 있으나 감상자는 비현실적인 세계, 즉 환상적이거나, 신비적이며, 추현실적인 세계로는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을 그 대상으로 하는데 연유한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세계가 반드시 사실적인 시각에만 응답하느냐하면 그렇지 않다. 어쩌면 「시(時)를 그린다」는 표현이 적절한 그의 작품은 시적인 정취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시적인 정취에 합당한 이미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미적 감가에 의해 지워지는 것이다.
환상_20P
그림에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정련된 시어(詩語)인 셈이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표현되는 사실적인 이미지의 그 조심스럽고 수줍은 표정은 때로 소녀취향적이라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 같은 느낌이 작품성을 낮추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히려 모든 것이 기계적이고 비인간화되고 있는 현실상황에서 우리의 심신을 순수에로 회귀시킬 수 있다면 그 하나만으로도 그림으로서의 목적성은 완결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한결 같이 인물이 등장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은 인물과의 조화로 더욱 생생하게 부각된다. 자연은 정태적이고 인물은 동태적이다. 비록 인간은 대자연 속의 한 점에 불과하지만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동태적인 존재이기에 화면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때로는 인간의 모습이 실제보다 작게 그려지는데 이는 어느 특정 소재에 대한 시각적인 집중을 배제하고자 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의 그림은 묘사적이 아니기에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아야만 한다. 그것은 자연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심상의 표현으로 마무리되고 있는 까닭이다.
화면에 표현적인 요소가 너무 적다는 생각은 그의 작품을 단순히 시각적인 쾌감으로만 이해하려는 데서 발단한다. 그의 작품은 정감어린 시선을 요구한다. 그림에 표현되지 않은 것들에 닿는, 그 자유로운 연상작용으로부터 열리는 아릿한 시정(詩情)의 시계에서 더 많은 것을 찾으려 할 이유는 없다.
그의 작품은 꾸밈을 덜어냄으로써 더 많은 의미내용을 담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의미내용은 감상자 스스로의 감성적인 체험과 결부되어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세월_80호
포푸라_130x130cm
기다림_120P
환상_300호
출처 : I Love Fineart
글쓴이 : 제이에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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