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수덕사 선미술관에서 열린 낙운스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낙운 스님의 그림을 처음 만난 것은 모 그림카페에서였습니다
그의 그림은 초보자들 그림 사이에 올라오곤 했는데
제 눈에는 상당한 연륜이 묻어나 보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붓을 잡은 시간이 상당한 분이었습니다
그림에는 구상 비구상 추상 반추상 등 대상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를 합니다
그의 그림은 구상 풍경그림이라 할만한데요
주로 정물보다는 풍경화가 많습니다
제가 그의 그림에 주목한 것은
요근래 보기 드믄 풍경그림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풍경그림이 강한 색상과 적확한 묘사로 생각의 여지를 줄이고
도리어 그림 속 하나하나의 대상으로 시선을 끌고 가는 단점이 있는데요
그의 그림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죠
그럼 그의 그림의 특징이 무엇일까요
그의 풍경그림은 대상을 그리되 대상에 집착하지 않는 표현력.
다시말해 나무나 꽃, 자동차를 그리지만
일종의 주인공을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등장 인물까지도
물론 인물이 주제인 인물화는 예외이지만
꽃을 그리되 그 모습이 아닌 그 정서 더 나아가
삶을 이야기하는 듯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만의 붓 텃취.
대상이 뭐다 하는 정도의 묘사만 하는 생략형 표현인 듯합니다
결국 대상은 작품 속의 소도구로 버무려지고
전체적인 화면의 분위기에 섞이는 거죠
결국 대상을 적확히 묘사하지 않는 표현기법에
구도 또한 넓은 여백,
하늘, 바다, 포장도로 등을 화폭의 상당부분에 할애
심리적 여백을 만들어 놓습니다
그림은 분석이 아니자만 설명해 봅니다
일종의 여백미학인데
하늘이나 바다 건 길이 건 그 곳을 응시해도 느낌만 가져오게하지
구체적으로 파고들지 못하는 기법이라할까요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존재의 무상함을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아련함을 선물하죠
그외에도 색채나 구도 등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림은 보는 순간의 느낌은 인생무상까지 느끼게 하곤 합니다
그의 그림을 만나 상기한 내용처럼 나름의 평을 하곤 했는데
한참 후에야 그가 스님인 줄을 확인하고
작가의 생각이나 성품이 녹아나는 회화의 세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더욱 정진하여 밀도 있고 깊이 있는 사유의 세계를 그려 주기를
빌어 봅니다
중앙무대에서 다시 그의 그림을 만날 날을 기약해 봅니다
낙운스님과 칡뫼 김구
수덕사 선미술관에서 낙운스님의 전시회를 다녀와서
(참고로 전시는 8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사진 글 칡뫼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