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좋을 듯 싶어

[스크랩] 횡단보도/ 조재형

칡뫼 2016. 1. 13. 10:02

-횡단보도   /조재형-

 

언제부터 저 바닥에 누워 있는지

어느 날 도시의 한복판에 압송되었는지

어떤 채찍의 힘으로

날뛰는 속도를 제압하는지

이 흑백 도형의 비밀을 아무도 발설하지 않는다

 

초원의 국경을 넘나들다 문명 속으로 난입한 것이다

 

하늘로 직진 중이었다

구름에게 덜미를 잡혀 지상으로 소환된 것이다

 

세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공구로 부려먹던 시간이 부러지며

가로로 정착한 것이다

 

고난에게 짓밟혀도 미동을 안 하던

어떤 등이었다

휘갈겨 쓴 활주흔이 내생으로 후송되기까지는

 

이슥한 밤

나는 소리를 죽이며

하얗게 움추린 방명록에

검정 구둣발을 낙관처럼 찍는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그가

밀림으로 혹은 창공으로 돌아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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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널목 앞에서 서성이는 남자               칡뫼 김구

 

 

 

출처 : I Love Fineart
글쓴이 : 칡뫼 김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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