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조재형-
언제부터 저 바닥에 누워 있는지
어느 날 도시의 한복판에 압송되었는지
어떤 채찍의 힘으로
날뛰는 속도를 제압하는지
이 흑백 도형의 비밀을 아무도 발설하지 않는다
초원의 국경을 넘나들다 문명 속으로 난입한 것이다
하늘로 직진 중이었다
구름에게 덜미를 잡혀 지상으로 소환된 것이다
세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공구로 부려먹던 시간이 부러지며
가로로 정착한 것이다
고난에게 짓밟혀도 미동을 안 하던
어떤 등이었다
휘갈겨 쓴 활주흔이 내생으로 후송되기까지는
이슥한 밤
나는 소리를 죽이며
하얗게 움추린 방명록에
검정 구둣발을 낙관처럼 찍는다
오랜 잠에서 깨어난 그가
밀림으로 혹은 창공으로 돌아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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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 앞에서 서성이는 남자 칡뫼 김구
출처 : I Love Fineart
글쓴이 : 칡뫼 김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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