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 삽화. 펜화

벌써 단오네

칡뫼 2016. 6. 9. 14:00

 

 

                                                                    

                                            

벌써 단오다

옛 선비들은 단오절이 되면 지인에게 부채를 선물했다고 한다.

어설픈 솜씨지만

가끔 몇 해 전부터

부채에 그림을 그려 선물하곤 했다

그래서일까. 그 많은 부채가 내손에는 하나도 없다

하긴 들고 다니다 여기저기 흘린 게 맞다

술에 취해 놓고 나오면 지인이 챙겼겠지 하고

잊곤 했다.

올해도 또 누가 가져갈 것이다.

임자가 따로 없다.

이젠 호주머니가 가난하니

비싼 합죽선 대신 원선에 붓을 댔다.

소망이 있다면

그저 부채바람처럼 시원한 세상을 그려 볼 뿐이다

 

 

 

 

 

 

 

 

 

 

 

 

 

 

 

 

나는 사군자를 안 그리는 대신 새우나 게를 즐겨 그린다

사실 새우는 이런 뜻으로 그렸었다 

 

 

 

 

 

 

 

 

 

 

 

 

그럼 게는 왜 그릴까

 내게 게는 현대인의 모습처럼 보여진다

자기를 보호하느라 딱딱한 껍질을 쓴 모습하고

어떨수 없이 정도가 아닌 횡보를 하는 모습하며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오똑 나온 눈이

영락없는 우리들 모습이 아닌가.

 

 

 

 

 

 

 

 

 

 

 

 

 

 

                                                                              - 글, 그림 칡뫼 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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