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9

전시마감

오늘이 전시 마감일이다.전시장 문을 열고 불을 켜니 저 멀리 우상의 벌판이 펼쳐져 있다.믹스 커피 한잔을 타 마시며 작품을 본다.나는 살면서 2등 3등은커녕 4.5.6등이라도 제대로 해보았나. 작품 속에 스스로 존재를 드러낸 숫자를 읽어 본다. 그런데 그 사이사이 자그만 돌 홀로이거나 둘셋이 흩어져 있다.숫자도 못 만들고 버려진 존재.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숫자 그리기에 급급했다. 수가 잘 드러나게 그려야작품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조차 만들지 못하고 버려진 작은 돌이 작품의 주인공 아닌가. 그들에게 나는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 수를 살리려고 작은 돌에게 성의를 덜한 것은 아닌지.스스로를 돌아보는 전시 마감날이다.ㆍㆍ

카테고리 없음 2024.11.25

불타는 십자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언론시장도 마찬가지다. 어느 순간 국민을 외면하더니 신뢰를 잃었다. 언론의 글은 음식의 맛과 같아서 수준이 더 높아지지 않으면 외면당한다. 한쪽으로 유난히 치우쳐 짜거나 매우면 음식이 아닌다. 우린 이런 현상을 맛이 갔다고 한다.해서 일찌감치 그렸던 그림이다. 신뢰 믿음의 기호로 십자가를 택했다. 종교로 보아도 무방하다. 지금 불타고 있거나 태워 없애야 할 때가 되었다고 그린 그림이다. 가만 보면 그 속에 한때 믿음의 상징이었던 언론사도 있다.십자가가 불타고 있는 황량한 벌판에 우리들의 무덤이 있다.ㆍ황무지 우상의 벌판칡뫼김구 개인전ㆍ인사동 나무아트25일까지ㆍ불타는 십자가162.2x130.3cm한지 먹 채색

카테고리 없음 2024.11.21

최고라는 우상

우리나라 모든 것들의 최고이며 1등의 아이콘 서울대 정문이 교회의 첨탑처럼 하나의 기호로 벌판 끝에 서 있다. 수많은 2,3,4,5,6,7,8,9등이 그들을 경배하며 따르려 한다. 하지만 1등은 늘 하나다. 숙명적으로 수많은 낙오자들을 만드는 존재다. 하늘을 경배하듯 언제나 1등들을 믿어왔던 수많은 변방의 버려진 자들. 그들만이 우리의 구원이라 믿었던 그 많은 기도. 하늘이 땅을 버렸듯이 그들은 낙오자를 버렸다. 아니 짓밟고 있다. 낙오자들이여 언제나 우리는 이 세상의 다수였으며 주인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믿은 만큼 아픈 쓰라림을 견디며 나는 지금 우상의 벌판에 서 있다. 우상의 벌판 324 ×130.3cm 한지 먹 채색 2023~2024 칡뫼 김구

카테고리 없음 2024.11.18

십자가의 죽음

ㆍ 누가 누구를 죽이는가? 우리는 지금 믿음의 소멸시대에 살고 있다. 믿음이 믿음을 죽이는 불신의 시대다. 학문이 죽자 언론이 죽었으며 법이 죽었다. 종교가 변질되자 땅은 부패하고 무덤이 되었다. 겨우 숨 쉬던 인간의 양심조차 시들고 꿈이 사라지니 우상이 숭배되기 시작했다. 세상은 갈수록 황무지가 되고 있다. ㆍ 황무지, 우상의 벌판 칡뫼김구 개인전 나무아트 25일까지 ㆍ ㆍ 십자가의 죽음 130.3x162.2cm 한지 신문지 먹 채색 칡뫼김구

카테고리 없음 2024.11.17

전시와 함께 그동안 이런저런 삶을 살아온 제 이야기가 엮어졌네요. 전시날 만나신 분들도 계시지만 이제 서점에서도 보실 수 있다네요. 글과 그림은 말의 기록이니 책 출간도 전시와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관심 가져주셨으면 해서요. 고맙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40년 점묘화의 거장이 털어놓는 예술과 일상의 단상 화가로서의 고뇌와 삶의 따뜻함 담은 첫 화문집 출간 40년 넘게 점묘화를 그려온 화가 칡뫼김구의 첫 화문집 『고양이처럼 출근하기』가 출간됐다. 열여섯 편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이번 책은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과 일상의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았다. 작가는 "점은 혼자서는 존재감이 없지만 서로 연대하면 전깃줄도 되고 벽도 된다"며 자신만의 예술 철학을 밝혔다. 새벽 5시 아내를 위해 조..

카테고리 없음 2024.11.15

디스플레이

전시장 오픈에 앞서 작품을 이리저리 배치하는 행위, 소위 디스플레이가 행위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아무리 머리로 생각하고 도면도 그려 설치를 짜도 공간과 작품의 조우는 늘 어긋난다. 크기가 맞아도 작품이 가진 아우라가 다 다르니 현장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이런 점은 하루아침에 터득되는 것이 아니다. 말로는 깊이 설명할 수 어려운 시선과 공간의 어색함을 제거하는 행위다. 한편 작품의 품새를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어제 작품 디스플레이를 마쳤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고수다. 나무아트 김진하 관장의 번득이는 미감은 몇 차례 수정 조합을 거치더니 완벽한 구성을 이끈다. 자리도 자리지만 좌우, 수직, 수평, 균형과 비례, 작품이 갖는 색감까지. 마지막으로 조명까지 완벽하게 정리한다. 예술이..

카테고리 없음 2024.11.12

황무지, 우상의 벌판 평문 (장경호)

'황무지, 우상의 벌판' 전시가 다음 주 11월 13일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시작되네요. 그런데 평소 존경하던 장경호 화백께서 제 전시에 평문을 써 보내주셨습니다. 이런! 놀랄 일이 다 있다니요. 감동입니다. 제 작품을 깊이 읽어주신 데다 과거 보았던 필력이 여전하시네요. 두 손 모아 감사드리고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 ‘우상(偶像)의 벌판’을 가로지르는 동시대성. 장경호 (화가) 김구는 분단현실에 대한 통찰과 독자적 어법으로 이를 집요하게 형상화해 온 작가다. 그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전시는 모종의 변신으로 보이기도 한다. 작가에게 있어서 변신이란 어차피 오롯이 작가가 떠안아야 할 몫이다. 그런 만큼 거기에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작가 나름의 필연적인 사유가 내..

카테고리 없음 2024.11.08

급히 전시회 둘러보기

나의 전시 작품은 포장까지 마친 터라 지인 전시회를 둘러보았다. 오늘 아니면 내 전시 때문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강남 히든엠갤러리. 최경선작가 전시와 이어 보안여관에서 열리는 최은경 작가의 전 그리고 바로 옆 인디프레스에서 열리는 전진경 작가의 전 그리고 평창동 아트스페이스 퀼리아에서 열리는 박성식 개인전이다. 나름 작품에 대해 생각과 느낌이 있지만 간단 소감에 오늘은 이미지만 올려 본다. 최경선 작가는 작업실을 옮겨 자연과 밀도 있는 접촉에서 얻은 감성 표현이 돋보이고 최은경 작가는 도시풍경에 자신을 미끄러워 흘리는 듯한 표현에 풍경을 덮은 파스텔톤의 색감은 현사회를 덮은 부정형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도 하다. 마지막에 들른 박성식 작가의 작품은 평면이 아닌 화폭을 파내어 음각으로 처리한 이미지..

카테고리 없음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