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다녀와서

짧은 동해 나들이

칡뫼 2018. 8. 5. 22:56



연일 무더위다

정말 덥다

마침 지인들이 일찌감치 강원도 고성에 숙박시설을 구했다.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외에 시간 내기 힘든 나는

짧은 여행을 떠났다

 

서울양양 고속도로.

수없이 뚫린 터널로 백두대간을 두더지처럼 지나치자

동해가 보였다

얼마 만에 만나는 여름 바닷가인가

잠시 20대의 피서가 생각났다

힘들게 찾은 동해 바닷가

송창식의 고래사냥 노래가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그곳에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라는 노랫말이 있었다.

새카맣게 그을린 등짝이 뱀처럼 허물 벗는 것을

무슨 훈장처럼 여기던 젊음이었다.

바닷물에 발을 담가봤다. 맑고 시원하다

그래 사람도 가끔은 짠물에 절여야한다.

몸속에 차고 넘치는 맹물은 정도껏

덜어내야 썩지 않는다,

 

맛있게 먹고 한참을 애기처럼 놀다가

수평선까지 차오른 바닷물을 퍼 올려 눈에 가득 담는다.

저 멀리 검푸름은 차츰 아래로 내려오면서 비취가락지 색으로 변하더니

육지가 가까울수록 옥양목 깃발처럼 하얗게 파도로

나부낀다.

푸르른 바다가 내 몸에 쪽물을 들이자

나도 모르게 파아란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런 나의 모습을 아마 작업실에 두고 온 바다가

봤다면 제일 좋아 할 것이다.

마침 나는 지금 고성 앞바다를 그리고 있는 중이다.

 

바다는 정말 모든 것을 다 받아들여서 바다일까?

배를 물 위에 띄우는 것을 보면

어쩜 바다는 태생적으로 거부할 줄 아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다만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참으며 받아줄 뿐이지

 

멀리 하얀 고깃배 한척이 아스라이 지나간다.

그물을 걷어 오는가. 그물 칠 곳을 찾아가는가.

그래 세상을 산다는 

어쩜 검푸른 바다 위를 떠도는

한 점 고깃배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넓디넓은 푸른 별 , 푸른 물 위에 막 떨어진

하얀 작은 물감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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