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왕고들빼기

칡뫼 2018. 9. 14. 18:42



 

알바 후  퇴근길

타박타박 걷는 내 앞을

필리핀 청년 재롱(제롬)이 자전거로 달려 나간다

그 앞을 장갑공장 손사장이 자동차로 까맣게 지나친다.

어두워진 하늘

인도에서 힘겹게 날아온 비행기가 날개로 줄을 긋고 

별과 별사이를 우주선이 반딧불이처럼 아득히 흐른다.

그런데 아침에 보니

그제도 그 자리 어제도 그 자리

한걸음도 떼지 못한

길가 왕고들빼기

밤새워 노오란 꽃을 피웠다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팔이   (0) 2016.04.10
  (0) 2016.03.27
2  (0) 2016.02.18
1  (0) 2016.02.18
사이버 시  (0) 2016.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