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그런 심오한 뜻이 계셨군요.
전 아닙니다. 제 자랑하려고 글을 씁니다.
그림도 그리구요.
제가 살면서 한 모든 행위는 제 자랑이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사람은 자랑거리가 없으면 불안하죠,
돈, 명예, 그리고 친구 사귐, 하다못해 하느님을 믿는 것조차
깊이 가보면 자신의 자랑거리를 위한 행위 중 하나 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말하는 자랑이란 삶의 몸짓,
생명의 본질을 이야기 하는 것이지요.
조금 있으면 들풀도 고개를 내밀 겁니다.
그들도 부모들이 해 왔듯이 자신을 자랑할 것입니다.
그래야 벌 나비라도 찾아오죠.
힘들어도 비바람과 맞서며 자신을 보여 주려 애쓰죠.
결국 꽃이라는 '걸출한 몸짓'으로 자신의 자랑을 완성합니다.
할 만큼 자랑을 하고 나면 욕심이 없어집니다. 죽음도 두렵지 않죠.
사그라져도 불쌍하지 않은 이유지요.
전 아직 자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자랑이 끝나는 날 미련 없이 사라지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짧군요. 제 자랑이 미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려는데 뜻대로 안되는군요.
하지만 꽃을 못 피우더라도 갈 데까지 가보라고
야생화가 몇 해 전 저에게 가르쳐 줬죠,
제가 들풀, 새, 나무를 스승으로 삼는 이유입니다.
전, 제가 이 세상 왔다간 이야기를
흔적으로 남겨 자랑하고 싶습니다.
제가 사는 이유죠.
-어떤 분의 편지를 받고 쓴 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