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맹추위다
추위를 달래며 작업을 하려면 이놈이 필요하다
한때는 세상을 향해 불만이 가득한 녀석이었다.
늘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을 품고 살았다.
세상이 바뀌어 창고에 뒀던 녀석을
얼마 전 꺼내 새사람을 만들었다
열정을 조절하라고 가슴에 문도 달아줬다
자그만 몸에 두꺼운 외투라 볼품없지만
이글거리는 뜨거움을 자랑할 땐 부럽기 그지없다
뜨거운 가슴만 가진 게 아니다
좁은 어깨지만 농심을 얹을 줄도 아는 멋쟁이다
추운 겨울 낮이건 밤이건
작업 할 때마다 곁을 지키니 참으로
고마운 녀석이다.
오래된 상처 120X70cm 화선지수묵채색 칡뫼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