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스케치

잘 차렀네요

칡뫼 2017. 12. 24. 22:00



23일 아침

이른 비행기로 온다던 아이가 간사이공항에서 발이 묶였네요.

인천공항의 안개 때문에 모든 한국행 비행기가 마비상태.

추운날씨가 풀려 큰일 치르기 좋게 됐다고 안도하던 마음이 걱정으로 돌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일찍 도착하기 힘들다는 딸의 연락에 한정식 예약부터 취소했네요.

축하차 방한하는 사위친구들 20여명을 대접하려던 계획이었지요.

딸은 비행기에 탑승 후 다시 내리기를 하더니 결국 인천공항 마비 사태로 결항됐다고 연락이 온 시간이 저녁7시 반.

12시간을 공항에서 헤맨 꼴이 되었지요.


그 시간에 한국으로 오려던 승객들은 모두 멘붕상태라는 트위터가 뜨고.

더군다나 딸과 사위 사돈댁은 이제 과연 한국에 올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어버린 상황이었지요.

결혼식은 내일 24일 1시 반 강남.


내 손은 인터넷 검색에 바쁘고 카톡 문자와 보이스톡으로 상황을 딸과 주고받으며 비상사태돌입.

인천공항은 그때까지도 아수라장으로 실검에 종일 오르내리고.

인천은 아무래도 힘드니 부산행으로 알아보라고 했으나 모든 비행기가 좌석이 없다고.

다시 내일 아침 출발하는 첫 비행기라도 잡으라고 전달 그러면 한국에 11시경이라도 오면 예식을 미루면 된다고 설득,

우리만 하는 예식이니 연기가 가능하다는 연락과 미용실에도 일단 상황을 전달.


간사이공항에선 계속 알아보고 있는데 kAL기는 늦더라도 한국에 간다지만 표가 없고

점점 안 좋은 상황이 계속되었네요

내가 지은 죄가 많은가보다 하는 생각까지 들고, 신랑신부 없이 그 많은 손님들은 어찌 처리하며 별의별 생각이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울리는 딸의 보이스톡.

“아빠 표 구했어 대구행”

대구행 비행기가 있었다니.


시간을 보니 밤 9시47분. 10시경 비행기 탔다는 문자가 오고 조용.

난 잽싸게 ‘대구에 내리면 터미널로 가서 서울행 우등고속을 타고 취침하며 서울로 와라. 

사돈댁과 너희들 숙소가 예식홀주변이니 터미널에서 가깝다.

11시40분경 대구 도착했다는 문자가 오고 귀국 상황 종료.

겨우 잠이들었네요.


드디어 24일 결혼식 날, 아침부터 비는 줄기차게 내리고

뉴스에선 23일 여파로 인천공항 여전히 아수라장이라는 뉴스.  

오전 10시 반 예식장에 도착 간단한 선물포장과 의전 준비 후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하기가 끝나가고 

여전히 그때까지 사위 친구들은 못오는 상황

예식홀로 이동하려는 찰나. 문이 열리고 우산에 캐리어를 끈채 한무더기 사위친구들이 도착했네요.

아이들 포함 30여명, 어제 비행기를 취소로 못타고 아침비행기로 겨우 왔다는 이야기.


예식 시작 10분전에 도착한 일본 손님들을 끝으로 예식은 시작되고 무사히 잘 마쳤네요.

산다는 게 뭔지.

모두에게 감사한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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