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미국실새삼

칡뫼 2019. 10. 22. 19:41




요즘 들어 정신없이 밖으로 다니다 보니

작업실 앞 들풀 꽃에게 제대로 눈길조차 주지 못했다

잠시 들러보니 어느새 산국도 피어 있고 왕고들빼기도 한창이다

그런데 노란 실처럼 생긴 기생식물 실새삼이 눈에 띈다.

가만 보니  미국실새삼이다

그 억샌 환삼덩굴도 맥을 못 쓰고 있다.


이 녀석은 씨앗이 늦여름에 발아하여 잠시 뿌리를 내리다가 줄기를 만들어

주변 풀을 휘감는다.

줄기가 닿은 곳에 흡입관을 만들어 상대방의 고혈을 빨아 먹는다.

이쯤 되면 뿌리는 사라지고 숙주 노릇하는 풀에 올라타 자신의 성장을 도모한다.

늦여름 발아하여 자라는 것도 상대가 여름철 크게 자라길 바라는 노림수인 것이다

영양분을 상대에게 공급 받으니 광합성 할 잎도 거의 필요 없다. 잎은 퇴화해 거의 없다.

토사자란 열매를 만드는 '새삼'이란 식물과 사촌이고 가늘어 '실새삼'이다

실컷 자라 꽃을 만들고 열매를 맺는 1년생 풀이다.

열매는 땅에 떨어져 겨울을 나고 다시 때를 기다린다.

기생 식물이 다 그렇듯이 숙주를 죽이지는 않는다.

상대가 죽으면 자신도 죽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요즘 세상에는 기생충이나 기생식물 같은 부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근본이 없는 것들이다. 根本 뿌리가 없다는 말이다

남을 이용만 하지 스스로 뿌리내려 살려고 하지 않는다.

힘들이지 않고 뭐든 주변 덕에 기대고 사는 것이다

하긴 그것도 능력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크고 보기 좋은 꽃을 피우는 것은 보지 못했다




 

 

 

 

 

 

미국실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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