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춘시절에 지필묵을 싸들고
전국을 돌아 다녔던 적이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
사는 사람과 그 지역 문화 그리고 뜨겁게 솟아오르는 국토에 대한 사랑이었다.
마침 이 분위기를 누구보다 잘 드러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김억 작가의 목판화 ‘국토서사전’ 이다 (진천군립생거판화미술관 8월19일까지)
그의 작품은 주로 부감시 구도로 국토를 매의 눈으로 관찰하듯 그려내어
한층 시야가 넓고 장쾌한 맛을 준다. 멀리서보면 백두대간이며 강물, 산등성이의 기운을
그려낸 산수화를 닮았지만 가까이 대하면 돌이며 나무하나 집 한 채 그리고 도로나 배 갈매기 등
끝으로 그곳에 사는 인물들을 새겨 넣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목판으로 한 칼 한 획 파낸 것이 정성스럽기 그지없다.
그의 발걸음은 서해에서 남해 그리고 동해 강원도며 경상도 충청도
우리 국토 어디든 흔적을 남겼다. 이어 그의 작품을 따라가던 관객은 국토 분단의 허리에서 작가의 발걸음이 멈춘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어쩜 이번 작품전의 가장 큰 감동은 북녘 땅을 일일이 그려내지 못함으로 우리 분단현실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바람처럼 물처럼 매일 만나면서 잊고 사는 것이 땅이다
우리 선조 대대로 우리가 안전하게 누리고 사는 곳이 국토다
그 의미는 무엇으로도 잴 수 없는 것이다
국토사랑을 바느질하듯 엮어낸 작품으로 꾸민 이번 김억의 국토서사전
남녀노소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김억 판화전